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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나 Jun 06. 2021

갓 결혼한 아들과 며느리에게

2021년 5월 28일 너희가 결혼하는 날 아침에 비가 왔었어. 천둥 번개까지 치면서.... 원래 4,5월은 가뭄을 걱정하는 시기인데, 올해 봄은 비가 참 자주 내렸지? 일기 예보를 계속 지켜보면서 너희가 계획했던 야외 결혼식에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었어. 오후 들면서 날씨가 개고, 햇빛이 유난히 환하게 빛나더라.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


"신랑 입장~!!"사회자 멘트에 신랑이 노래하면서 입장을 해서 놀랬잖아. 그런데 신부까지 이어서 노래하며 입장을 하는데,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단다. 신랑 신부의 진심이 담긴 고운 노래가 듣는 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어. 가수도 아니면서 많이 떨렸을 텐데 의젓하고 여유 있는 모습이 참 멋지더라. 구체적인 표현으로 서로에게 고백과 약속을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예식에 평화롭고 포근한 기운이 감싸는 것 같더라.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너희가 행복했으면 싶었어. 그래서 너희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려 했던 거야. 사실 엄마는 양쪽 부모님이 화합하지 못해서 결혼 과정이 힘들었거든. 결혼식을 생략하고 싶을 정도로 맘 속으로 갈등이 심했어. 그래서 내 결혼식에 대한 기억이 그리 아름답진 않아. 하지만 너희의 결혼식은 의미 있고 아름다운, 평생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엄마는 예쁘고 솔직하고 명랑하고 착하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이고 건강하고 믿음직한 며느리를 만나서 참 좋다. 이제 신혼여행도 다녀왔고 결혼식보다 더 중요한 실제 생활이 시작되네~?! 둘이 합심해서 야무지게 잘 살리라 믿는다. 혹시 의식주와 관련된 것들이 좀 서툴지라도 괜찮아.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뭐. 누구나 처음 경험하는 일은 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거잖아. 오래 살아온 엄마도 아직 실수하는 게 있는데....


지금 부러운 게 없을 정도로 너희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또 너희의 설렘과 애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더 성숙해지리라 믿는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가 점점 더 깊어지는 멋진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만약 상대에게 단점이 보이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없다는 걸 기억하자! 나에게도 단점이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부족한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는 게 부부라고 난 생각하거든.


뒤에서 너희를 늘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는 엄마 아빠가 있다는 걸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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