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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냉이 Nov 08. 2021

어렸을 땐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더니

이제는 아이가 되고 싶다

말 그대로 어렸을 땐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리다는 이유로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감시의 울타리 안에서 행해지는 것이 불편했다.

하루빨리 자유를 얻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그 모든 자유 끝엔 책임이라는 무거운 두 글자가 따른 다는 것을.


그렇게 자유를 꿈꾸던 아이는 20살이 되었다.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이라고 느껴진 순간.

하지만 그때도 몰랐다.

자유 끝에 따로 온 두 글자를.


몇 년 뒤 어느 정도 자유를 찾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때도 몰랐다.

맨날 노래 부르던 자취를 시작해보기 전까지.


나는 첫 자취생활을 해외에서 시작했다.

한국과는 약 9,000km 떨어진 이곳에서 말이다.

이제 보니 진정한 자유는

말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선택은 내 자유지만

뒤따라오는 책임은 내 자유가 아니다.

가끔은 다시 아무것도 몰랐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어른이 되고 싶던 그 마음이 진정한 자유가 아니었을까.


어렸을 땐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더니

이제는 아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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