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상
어젯밤 10시쯤 새봄이가 잠들었다. 서재방에 들어가 글쓰기를 하려고 노트북을 켰다. 네이버 맘카페를 한번 둘러보는데, 갑자기 ‘비상계엄??’ ‘이게 뭔가요?’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난 이해할 수 없어 커서를 계속 내렸다. 미우새 시청 방송 캡처 사진에 빨간 글씨로 ‘속보’라는 글씨 옆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자막을 보고서야 무슨 일인지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였다. “엥?? 비상계엄이라고?" 혼자 멘붕에 빠져 있을 때 새봄이 옆에서 자고 있던 남편도 달려왔다. "자기야, 봤어? 지금 비상계엄 선포됐대. 하하 이게 무슨 일이냐?” 누군가는 잠들어 있거나 집에서 조용히 티비를 보고 있을 시간에 ‘비상계엄’이라니...
비상계엄 뜻을 찾아보니,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사회 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곤란할 때 대통령이 선포하는 계엄.이라고 한다. ‘지금이 비상사태라고? 도대체 뭐가? 서민들은 먹고살기 힘들어서 난리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공포가 밀려왔다. 급기야 네이버 맘카페가 먹통이 되었다.
시간은 한 시간이나 지났고, 우선 잠이 와서 밤 12시 반에 누웠는데, 헬기콥터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내가 사는 지역은 성남이지만 새벽 1시가 되어갈 때 헬기콥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진짜 군인들이 헬기를 타고 시민들을 통제하려고 저러나?’ 순간 이 생각이 스치면서 무서웠다. 남편이 새벽 5시 기차를 타야 해서 일단 잠을 잤지만, 남편이 일어날 때 도저히 잠이 안 왔다. 아침까지도 비상계엄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5시 반에 일어나서 거실에 있던 핸드폰을 보았다. 다행히 ‘비상계엄’ 해제가 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비상계엄선포한 지 몇 시간 만에 해제라니.. 이게 한 국가의 생사가 달린 문제를 이렇게 쉽게 일으킬 수 있다니.. 정말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되었다.
맘카페에 들어가 보니 어느 엄마의 글이 내 마음을 후볐다. “비상계엄 선포되니.. 내 고민들이 다 부질없다고 느껴지네요.. 그저 일상의 생활을 늘 감사해야겠다는 마음뿐이네요..” 격하게 공감했다. 집값 문제, 아이들 교육 문제, 내 진로 문제, 남편 회사 등등 집집마다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다. 내가 하는 고민들이 국가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다 소용없는 일이 되기에 국가 지도자들을 잘 뽑고 국가 일에 대해 앞으로 좀 더 자세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네이버 사전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