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라하의 별 Jul 10. 2022

아이의 꿈이 담긴 날갯짓을

기말고사 준비로 바쁜 주말을 보내고 아이는 다시 자신의 학교로 돌아갔다.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정말 빨리 흐르는듯하다. 아이의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던 거실은 아이의 부재로 다시 조용해지고 나는 적막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아이가 없으면 나는 마음이 쓸쓸해진다. 그 외로움을 달래고 싶어서 부드러운 우유를 넣은 커피와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았다.


© Blank Spacephotography, 출처 pexels

아이와 나는 동일한 시간 속에 있는 것 같지만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의 시간은 많이 빠르고 아이를 그리워하는 나의 시간은 매우 느리게 간다. 이렇게 나와 아이는 각자의 시간을 걷고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름방학이 지금부터 나는 기다려진다. 코로나로 인해서 지금 고등학생인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여행을 떠날 수는 없었지만 나와 아이는 하루 종일 놀고 공부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 학기 선행도 함께 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각자 보내는 그 방학은 "여유로움"이라는 단어가 꽤 잘 어울렸다.



주말에 아이와 기말고사 공부를 함께 해서인지 내 마음이 지쳐있는 것 같다. 그 고단한 시험의 한가운데 있는 아이의 마음을 나 역시 지나온 시간이기에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서 아이가 더 많이 안쓰럽다. 하루빨리 여름방학이 시작되어서 아이와 수다 떨고 쇼핑하고 책도 읽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 Olya Kobrusevaphotography, 출처 pexels

나는 맞벌이를 오랜 기간 동안 했었다. 회사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더욱이 재택근무를 하는 나에게는 힘들었다. 내가 회사일을 하는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을 고용할 수 없어서 나는 아이를 돌보면서 회사일을 하였다. 아이는 엄마 품에 있기를 바라기에 나는 아이를 내 무릎에 앉혀놓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웹디자인 작업을 하였다. 아이가 다섯 살이 되어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까지 나와 아이는 고단한 시간을 함께 견뎌내었다.



일하는 엄마였던 나는 늘 아이에게 미안했고 근무 시간이 조금은 유연한 재택근무였지만 그럼에도 회사에서 사정이 생기면 아이가 울어도 제대로 달래주지 못하고 나는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해야만 했었다. 나는 아이가 많이 예뻤지만 자유롭게 아이의 응석을 받아주기 힘들기에 시간의 속도가 빨리 가기를 바랐다. 그렇게 아이가 빨리 크면 좋겠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종종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훌쩍 자라나서 자신만의 사회에서 날갯짓을 하며 날아가기를 부단히 연습하는 아이의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나는 왠지 내 품에 안겨있었던 작은 아이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언젠가는


힘차게 더 큰 세상으로 날아갈


아이의 꿈이 담긴 날갯짓을


나는 기쁘게 기대하며 응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