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강사의 수련 일지
최근에 필라테스 교육을 듣느라 한동안 마이솔 수련을 가지 못하다가 4월에 들어가며 다시 시작했다! 교육은 거의 끝나고 이제 사후 해부학을 듣고 있다.
어쨌든 전보다는 시간이 생겼다는 소리
4월 4일은 여름이 다가오는 날이었다. 전철에선 조금 쿰쿰한 냄새가 났고, 수련원으로 가는 길의 햇살은 따뜻했다. 길고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오고 있었다.
만료되었던 수련권을 다시 등록하고, 반가운 도반들과 인사를 나눴다. 수련원은 여전히 고요하게 날 반겨준다.
시간에 맞춰 수련실에 들어가 빈야사를 끝내고 트리코나 아사나 즈음 들어가면 선생님께서 앞으로 오셔서 오프닝 만트라를 암송하신다.
옴-,
반데 구르나 챠라나라 빈데-
하는.
나는 저 옴, 이라는 글자가 좋다. 저 한마디가 입안에서 굴려지는 감각이, 입이 동그랗게 변하며 옴이란 글자로 내 몸이 채워지는 것만 같다.
주변 도반들도 같이 옴, 하고 암송한다. 내 목소리는 내 몸 안에서 부터 날 공명 시키고 다른 이들의 목소리는 각기의 제 몸을 공명 시킨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여 국가가 세워지듯 우리는 제각기 다른 옴이 모여 하나의 옴으로 변한다.
사람은 사람 간의 연결성이 중요하다. 그걸 느끼지 못할 때 외롭고 이 큰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외로움을 꽤 많이 타는 편인데 오프닝 만트라를 할 때, 다 같이 옴-, 하고 입에서 그 한 글자를 굴려내는
순간이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 공간에 있는 모두와 연결된 것만 같다. 나의 목소리가 저 사람에게, 저 사람의 목소리가 내게, 우리의 목소리가 하나의 소리가 되어 울린다.
그 순간에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연결감은 아마 느껴본 사람만이 알겠지. 같은 목소리를 내고 같은 움직임을 할 때의 연결감.
요가는 분명 혼자 하는 것인데 나는 그 안에서 연대를 느낀다. 사람과의, 혹은 세상과의.
세상은 어차피 사람으로 이어져 있으니까 한 사람 한 사람과 지금처럼 연대를 쌓으면 공명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모르는 사람이면 밉지만 아는 사람이면 밉지 않다는 말이 있다. 사람과의 연결성을 느끼고, 세상과의 연대감을 느끼면 이제 사람과 세상은 내게 남이 아니게 된다.
그럼 난 어쩔 수 없이 세상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된다. 사람을 조금 더 귀하게 여기게 된다.
그리고 그런 나 자신이 조금 더 좋아진다.
요가는 자꾸 내가 날 좋아하게 만든다.
그래서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