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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텅빈전단지 Feb 06. 2022

행복 적금 해지

지금 바로 나를 위한 하찮은 행복을 찾아서

   이번 달 들어서 주식의 수익률이 좋지 않습니다. 투자서에는 눈덩이 굴리듯 자산을 불리라고 했건만 안타깝게도 손실만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혼자만 뒤쳐질까 두려워 투자를 멈출 수도 없습니다.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꼴이 안타깝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서점에는 부동산, 주식 등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의  ‘우리나라는 아직 금융문맹 국’이란 말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사회 전체가 재테크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하고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매체를 통하여 초등학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들 열심히 공부하며 부자를 꿈꿉니다.


  문득 의문이 듭니다. 우리가 평생을 바치며 쫓아왔던 경제적 자유를 갖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만약 그토록 원하는 부를 얻는다면 그다음은 무엇을 해야 할지 딱히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은퇴를 하고 나면 ‘세계여행을 할까’하고 생각도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여행 자체를 즐기는 편도 아니고, 이미 20개국 이상 업무나 여행 등으로 방문하여 새로운 감회를 느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세계여행을 제외하고 나니 딱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행복도 적금 넣듯 미래를 위해 미뤄뒀는데 정작 미래의 본인은 어떻게 행복을 써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지금 당장 행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소소한 행복으로 하루하루를 채우기로 하였습니다.

   -  아침 햇살 쬐면서 눈감고 흔들의자에 앉아있기.

   -  초콜릿 녹여 먹으면서 아메리카노 마시기.

   -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들으며 누워서 백번도 더 본 만화책 보기.

대부분 너무 하찮아서 어디 가서 말하기도 창피한 수준 니다만 확실히  순간만큼은 편안합니다. 더구나 지금의 행복을 희생할 만큼 미래의 행복이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에 지금 당장 행복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미래의 행복은 미래의 본인이 어떻게든  찾겠지하고 은근슬쩍 책임을 넘기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어쩐지 미래본인에게는 하나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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