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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텅빈전단지 Feb 04. 2022

커피와 한숨

걱정과 불안으로 채워진 빌어먹을 하루


   새벽 5  대체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뜹니다. 어스름한  밖을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 걱정합니다. 오늘까지 제출해야  보고서들, 오후에 예정된 다른 부서들과의 미팅  일정들이 생각납니다. 하나하나의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삽시간에 늘어납니다.  이상은 단순 상념들이 아닌, 이제 그것들은 오늘의 불안과 걱정으로 변태 하였습니다.  컴컴한 주방으로 가서 물을 끓여 커피를 내립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맡는 커피 향이  좋습니다. 느리게 천천히 호흡합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있을 때까지 모든 생각의 스위치를 내려줍니다.

   

  ‘나의 삶은 끔찍한 불행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중 대부분은 일어나지도 않은 불행이었다.’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가 남긴 앞의 말처럼 대부분의 불안은 존재하지 않는 일에 대한 뇌의 작용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걱정과 불안에 대해 구분 지어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걱정은 존재하는 문제를 서술화하여 이성적으로 그 해결책을 선택/통제할 수 있는 반면, 잠재적 위험 가능성의 예측에서 시작된 불안은 공포심을 느끼는 감성에 가깝기 때문에 그대상을 구체화 하기 모호하고 해결 방법을 선택하기도 애매합니다.


  여러 걱정과 불안이 혼재된 아침에는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십니다. 느리고 천천히 한숨을 쉬면서 잠시 눈을 감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해답 없는 감정(불안)과 구체화할 수 있는 문제 (걱정)가 정리되었을 때 오늘 하루의 일정을 다시 세워 봅니다. 참 이래저래 세상 살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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