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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Dec 21. 2023

책 속, 작고 굵은 이야기 (1)-연금술사

연금술사

행복의 비밀” – 소설 연금술사를 읽고  

             

【 소설 “연금술사”에는 작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중에서 현자 ‘멜기세덱’이 길을 떠나는 주인공 ‘산티아고’에게 전해주는 ‘행복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행복의 비밀을 찾아서      


한 부유한 상인이 아들에게 세상에 나가 '행복의 비밀'을 배워오라고 명합니다. 세상에 나온 상인의 아들은 ‘행복의 비밀’에 대하여 깨우침을 줄 수 있는 현자를 찾아 헤맵니다. 그는 현자를 만나기 위해 사십일 동안 메마른 사막을 걷고, 가파른 산을 올라 겨우 현자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현자 앞에 선 젊은이는 급히 '행복의 비밀'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현자는 젊은이에게 자신의 아름다운 저택을 구경하고 오면 ‘행복의 비밀’을 전해주겠다고 말합니다.      


출발하려는 젊은이에게 현자는 기름 두 방울이 담긴 찻숟가락을 건네주며 말합니다. “이곳에서 걸어 다니는 동안 이 찻숟갈의 기름을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되오”.      


젊은이는 현자의 아름다운 저택을 돌아다니며 기름을 흘릴까 봐 찻숟가락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찻숟가락의 기름을 흘리지 않고 현자 앞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찻숟가락을 소중히 들고 있는 젊은이에게 현자는 물어봅니다. “그대는 내 집 식당에 있는 정교한 페르시아 양탄자를 보았소? 정원사가 십 년 걸려 가꿔놓은 아름다운 정원은? 서재에 꽂혀 있는 양피지로 된 훌륭한 책들도 좀 살펴보았소?” 젊은이는 당황하면 말합니다. “저의 관심은 오로지 기름을 흘리지 않는 데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젊은이의 말을 들은 현자는 말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가서 내 집의 아름다운 것들을 좀 살펴보고 오시오.” 젊은이는 이번에는 저택 곳곳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저택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돌아온 젊은이는 현자에게 자신 있게 말합니다. 이번에는 저택의 천장과 벽에 걸린 모든 예술품들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정원과 주변의 산들, 화려한 꽃들, 저마다 제자리에 꼭 맞게 놓여 있는 예술품들의 고요한 조화까지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자는 젊은이의 두 눈을 응시하며 묻습니다. “그런데 내가 그대에게 맡긴 기름 두 방울은 어디 갔소?” 젊은이는 그제야 저택을 구경하느라 찻숟가락에 담긴 기름방울이 흘러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젊은이는 당황했습니다. 젊은이는 “행복의 비밀”을 깨우쳐 아버지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모두 깨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당황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현자는 말합니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잃지 않는 데 있도다”. 현자는 이미 젊은이에게 “행복의 비밀”을 경험으로 깨칠 수 있는 가르침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제 저희들도 현자가 전해준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궁금증이 다시금 생겨납니다. 현자가 모호하게 대답해 준 ‘행복의 비밀’을 상인의 아들은 어떻게 해석하였을까요. 젊은이는 이 경험을 어떻게 이해해서 아버지에게 전해드렸을까요.      


이처럼 현자가 준 깨우침을 해석해야 하는 과제는 상인의 아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이들은 현자가 전해준 ‘행복의 비밀’을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해석해 보라고 과제를 내주어야 합니다.      

저희들은 이미 40일간 사막을 걸어봤고, 가파른 산을 올라 봤고, 현자 앞에서 숟가락 기름방울을 흘리지 않고 아름다운 저택을 둘러봤던 경험이 있으며, 어느 현자에게 ‘행복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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