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_리마_Lima (2), <왜 지금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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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 리마 Lima - 와라즈 - 쿠스코
식민지 시절의 아픈 역사가 있지만, 유럽풍과 잉카 문명의 공존은 리마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점이었다.
여행 내내 너무나 많은 이들에게 과분한 케어를 받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끊임없이 도움을 청하는 만큼, 끊임없이 도움을 받는 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행 이틀만에 깨달아버린 것은, 감사의 표현을 전하지 못 한 채 지나쳐버린 인연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
더 이상은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날의 나를 되돌아보아도 나는 항상 부족한 사람이라 주변 사람들, 이를테면 존경하는 멘토님들이나 능력있는 친구들로부터 끊임없이 감사한 도움들을 많이 받으며 살아왔다. 그럴 때, 나는 그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던가. 민망하다는 핑계로 얼레벌레 넘어가거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움의 손길을 당연시 여기지는 않았던가.
스물 여섯살이 된 지금, 많이 나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참 서툴다.
그날, 동생과 이야기했었다. 우리가 여기서 도움을 너무 많이 받으니 초콜릿이라도 항상 들고 다니면서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어준 이들에게 꼭 답례를 드리자고. 그래서 그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순간들을 놓치지 말자고. 그리고 그 감사함을 기억하여서 언제라도 우리가 다른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동안 받았던 것들의 두 배, 세 배로 그 사람을 열심히 도와주자고.
그것은 오늘날의 내 신념이기도 하다. 도움은 감사히 받고, 그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순간을 놓치지 말고, 그것을 토대로 또 다른 이들에게 두 배, 세 배로 더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살면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감사한 마음도, 가장 온전한 형태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다 때가 있는 법.
매번 상기시켜도 그렇게 살기가 참 어렵다.
2018/6/29/금요일의 기록
구시가지를 걸으며 자연스레 찾게된 곳은 산 프란시스코 교회와 수도원이었다. 17세기 스페인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곳.
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고 했다. 이 곳 수도원의 성당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날 수 많은 사람들이 꽃 한 다발씩을 손에 든 채 성당 입구로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이었고, 그 다음 날은 '성 베드로 및 바오로 대축일'이란다. 여행의 묘미란, 이처럼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찾아오는 반가움 아닐까!
유난히도 여러 차례 손수건으로 아기 예수를 어루만지며 기도하던 여자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고민을 가져왔길래 저렇게 간절히 기도를 하는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당을 찾았지만, 역시나.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성당의 화려함이 두 손 모아 기도를 드리는 기도자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울 순 없었다.
가끔 간판 없는 집이 진짜인 경우가 있다! 사람이 많아서 무작정 들어가보았던 음식점. 예상대로 해물 튀김이 예술이었다. 계획 없이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면, 음식점은 무조건 사람 많은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