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의 파군 Oct 23. 2020

그냥, 귀찮아 해

날 내버려 둬

누구에게나 한명 쯤 이런 친구가 있지 않을까?

차라리 연락을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친구 말이다.


바람처럼 나타나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전에 자신만의 인사를 마치고는 들어보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만 쏟아내는, 연락을 받기 부담스러운 친구가 나에게도 있다.


이야기는 주로 '나는 이렇게 힘든 일들을 겪었으니 너는 듣고 나와 공감해줘.'라는 뉘앙스로 빠르게 흘러간다. 갑작스럽게 밀려 들어 온 뾰족하고 부정적인 감정의 파편들 속에서 정신없이 허우적거리고 있다보면 자신은 속이 후련해졌다며 연락을 끊고 그 친구는 다시 사라진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하는 연락을 받을 때마다 인간관계에도 '무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인간 관계에 지쳐서 연락하기 귀찮을 때,

답하고 싶지 않을 때, 무음이라서 몰랐어. 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도 바람과 같은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제발 바람함께 사라져줘!!




작가의 이전글 그냥, 귀찮아 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