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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리 Nov 18. 2022

짠테크 첫 단계, 돈은 하나의 길로 빠져나가게 하자.

짠테크를 결심하자마자 돈이 빠져나가는 길을 줄이자고 다짐합니다. 돈이 하나의 길로 빠져나가게끔 하는 것이지요. 돌이켜 보면 이것이 지출 금액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신용카드, 계좌이체, 간편결제 등 돈이 빠져나가는 길이 다양할수록 매월 발생한 지출을 정리하기 싫어집니다. 또 지출 규모가 한눈에 보이지 않게 되지요.



짠대리는 A카드에서 40만원, B카드에서 30만원, C카드에서 20만원을 쓴다고 가정합시다. 카드값으로 많아야 40만원 짜리 명세서가 날라오니, 짠대리는 '이번 달도 크게 쓴 건 없구나.' 하면서 넘어갑니다. 어느 날 짠대리가 결심하고 카드를 정리합니다. B카드와 C카드를 해지하고, A카드로 지출을 몰아버립니다. A카드 명세서에 90만원이 찍혀 오겠죠. 이제 A카드 명세서 하나만으로 짠대리의 지출이 쉽게 파악됩니다.

이렇듯 돈이 빠져나가는 길을 여러 개 가지고 있으면, 지출의 규모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카드를 여러 개 사용하면 카드별로 찍히는 금액은 소소하니, 소박하게 지출하며 산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결혼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카드 명세서를 살펴보면서 저희 부부가 소유한 카드의 개수에 놀랐습니다. 저랑 남편이랑 둘이서 5개의 신용카드를 쓰고 있더군요. 일단 사용하고 있는 카드가 많으니 지출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카드 명세서를 뽑아서 지출을 정리하는 것이 일처럼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짠테크를 시작하자마자 돈이 빠져나가는 길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섯 갈래의 길로 빠져나가던 돈을 하나의 길로 빠져나가게끔 하는 과정이었죠. 신용카드를 해지하여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개수를 줄였습니다. 신용카드 개수를 줄이니 월별 지출 내역을 정리할 때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자동이체되는 금액들도 한 통장으로 몰았습니다. 기존에는 남편 통장에서 자동이체 몇 개, 제 통장에서 자동이체 몇 개 이렇게 산발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어요. 



많은 맞벌이 가족들이 신용카드도 여러 개, 자동이체도 여기저기서, 간편결제도 여러 개 가지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바쁘게 살다 보면 그렇게 되더라고요. 또 남편과 제가 보유한 5개의 신용카드 중 2개는 각자의 회사 복지카드였습니다. 회사 복지카드를 신용카드로 발급받는 경우가 많아 맞벌이면 카드수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정도는 작심하고 돈이 빠져나가는 길을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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