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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리 Nov 21. 2022

잡았다 요놈! 쥐도 새도 모르게 새어 나가던 돈

저는 회사에서 비용 추정과 결산 일을 합니다. 월별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집행할 것 같은지 추정하지요. 그리고 실제로 얼마 만큼의 금액이 집행되었는지 결산합니다. 매월 500억 정도의 비용 데이터를 만집니다. 바람이 스산히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내년에 집행할 비용에 대한 사업계획을 짜고요.

회사에서 어느 때와 다름없이 일을 하는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사 비용은 이렇게 꼼꼼하게 챙기면서, 왜 우리집 지출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었지?' 정신이 번뜩 든 순간이었습니다.



팀장님은 매출, 비용 등 숫자 관련 일만 10년 넘게 하셨습니다. 매출 파트를 담당하는 선배님 역시 숫자 관련 일만 10년 가까이 하셨지요. 저는 팀장님과 선배님께 여쭤봤습니다.

"집 가계부 정리하세요?"

돌아온 답변은 의외였습니다.

"전혀 안 하지~ 집에서는 되는대로 살아."

이것은 마치 요리사가 집에서는 절대 요리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요? 저도 회사에서 하루 종일 숫자를 보다가 퇴근하니, 퇴근 후에 숫자는 꼴도 보기 싫더라구요. 팀장님과 선배님이 가계부를 정리하지 않는 마음이 무척 공감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힘을 내 봅니다. 짠테크를 하기로 결심했으니까요. 퇴근 후 노트북을 켜고 그 꼴도 보기 싫었던 숫자를 마주합니다. 막상 우리집의 월별 지출을 정리해보니, 회사 비용에 비해 금액도 약소하고 항목도 간소하여 어렵지 않더라구요. 짠테크에서도 역시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든 마음먹고 처음 실천하는 게 가장 어렵지요.



지출 내역을 정리하며 쥐도 새도 모르게 새어 나가던 돈을 발견합니다. 마치 덜 잠근 수도꼭지처럼 줄줄 새고 있던 돈이었지요. 가장 대표적인 줄줄 새던 돈은 보험료와 카드 연회비였습니다. 특히 이 비용들은 고정비용이었기에, 줄이기만 하면 연간으로 꽤나 큰 금액을 아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보험료 7만원 → 3만원

지출을 정리하다 보니, 두 아이의 보험료로 매월 7만원이 나가고 있더군요. 처음으로 아이들의 보험 상품을 살펴봤습니다. 첫째 아이는 어린이보험과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었고, 둘째 아이는 어린이보험만 가지고 있더라구요.

첫째 아이는 조산아여서 의료비 할인 혜택을 받습니다. 따라서 어린이보험과 실손보험을 이중으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지요. 곧바로 실손보험을 해지하고, 어린이보험도 좀 더 저렴한 것으로 바꿨습니다. 그 결과 매월 7만원 이상 나오던 보험료를 3만원으로 줄였습니다. 매월 4만원 절약하는 것이니, 연간으로는 48만원을 줄이게 되는 셈이네요.

첫째 아이를 낳고 정신없는 와중에 그저 좋아 보이는 비싼 보험을 가입하고 몇 년 간 방치했습니다. 그동안 돈은 줄줄 새 나갔던 거지요. 지금에라도 바로 잡아서 참 다행입니다.



카드 연회비 49,000원 → 0원

9월에 지출을 정리하는데 카드 연회비 명목으로 49,000원이나 나갔더라구요. 확인해보니 전혀 사용하지 않는 남편 명의의 신용카드였습니다. 남편이 몇 년 전 가입하고 사용하지 않은 채로 잊고 있었던 신용카드였지요. 지난 몇 년 간 49,000원씩 연회비만 납부한 겁니다. 남편은 바로 전화해서 카드를 해지했습니다.



지출을 정리하기 전에는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새어 나가는 돈이 있을지 몰랐습니다. 그저 합리적으로 소비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덜 잠근 수도꼭지를 꼭 잠그듯이, 줄줄 새어 나가던 돈을 틀어막았습니다. 짠테크를 결심한 분들께 가계의 월별 지출내역 정리를 꼭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처럼 줄줄 새어 나가고 있는 돈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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