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할 날짜를 정하셨나요? 아이를 두고 회사에 나갈 생각에 마음이 복잡하지요. 평소 화장하고 옷 입는 걸 좋아하는 저는 회사 가는 것이 한 편으로는 설레기도 했습니다.
'나도 드디어 친구들처럼 화장하고 외출복 입고 집 아닌 곳으로 출근을 하는 것인가?'
그런데 한 편으로는 무척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나만 엄청 찾는데, 우리 떨어질 수 있을까?'
만약 복직이 2개월 정도 남았다면, 지금부터 베이비시터를 구하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두 번의 복직 모두 2개월 전부터 준비했어요.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체하죠? 베이비시터도 급하게 구하면 체합니다. 더군다나 좋은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운'의 영역이거든요. '운'이 우리 집에 와서 닿을 만큼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를 두어야 합니다. 베이비시터를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여러 명 면접 봐도 '이 사람이다!' 싶은 분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째 낳고 복직할 때 베이비시터를 구하기 위해 수십 명 면접을 봤습니다. 그런데 면접을 보면 볼수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마음에 드는 분이 없지?'
여러 업체에 연락해서 면접은 닥치는 대로 보는데, 마음에 드는 분이 안 나타나는 겁니다. 결혼 적령기 남녀가 소개팅이나 선을 연달아 하면 현타가 온다더군요. 베이비시터 구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타가 옵니다.
'마음에 드는 분이 나타나긴 하는걸까?'
그래도 마음에 쏙 들지 않는 분과 함께 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 때 좌절해서 면접보기를 그만두면 안 됩니다. 마음에 드는 분이 나타날 때까지 면접은 계속 봐야 합니다. 베이비시터가 면접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최상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 면접에서조차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실제로 고용해서 일할 때는 더욱 불만족스러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면접 때라도 마음에 쏙 들어야, 그 이후 함께 육아를 할 때 수월합니다.
아이와 베이비시터의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엄마의 복직은 엄마와 딱풀처럼 딱 붙어 있었던 기간을 지나, 아이에게도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겁니다. 그 세계에 아이를 안전하게 인도하려면, 충분한 적응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예민한 아이이건, 수월한 아이이건 예외 없습니다.
면접을 보고 마음에 드는 베이비시터를 구했으면, 아이와의 적응 스케쥴을 잡아야 합니다. 첫 일주일은 엄마와 함께 있을 때 베이비시터가 출근해서 아이와 낯을 익히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 다음주에는 베이비시터와 놀이하는 중 엄마가 슈퍼에 다녀오는 등 5분 내외의 짧은 분리를 경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점점 엄마와 분리되는 시간을 늘려 봅니다.
베이비시터와 아이의 적응기간은 최소 2주 이상 잡는 것이 좋고, 3주 이상 되면 더욱 좋다는 생각입니다. 아이가 베이비시터와 충분히 친밀해진 상태에서 복직을 하는 것이,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습니다.
복직 전에 베이비시터가 관두기도 합니다.
복직 전, 아이가 고용한 베이비시터와 한창 적응 중인데 베이비시터가 "출근 못하겠다."라고 한다면? 제가 실제로 겪었습니다. 둘째를 낳고 복직을 앞두고 어렵사리 베이비시터를 구했습니다. 고용한 베이비시터와 아이가 2주 째 적응 중이었는데, 출근시간이 되어도 베이비시터가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무슨 일인가 하여 전화를 드려 보니,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지고 있어, 남편과 딸들이 베이비시터로 일하는것을 반대한다."라는 겁니다.
시국도 시국인지라 알겠다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깊은 한숨이 나오더라구요. 복직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이었습니다. 급하게 여러 업체에 전화를 다시 걸어 최대한 빨리 면접 일정 좀 잡아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바로 세 명 정도 면접을 보았고, 그 중 마음에 들었던 분을 고용했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이의 적응기간이 단 5일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복직하는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아이가 눈에, 마음에 밟혀서요. 다행히 급하게 고용했던 분이 좋은 분이셔서, 이후로 우리 집과 오래 함께 했습니다.
수십명을 면접보고, 겨우 구했는데, 복직 직전에 베이비시터가 관두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시 그나마 새로운 베이비시터를 빨리 구했는데, 못 구했으면 조부모님들로 돌려 막으며 복직 첫 달을 보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아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