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브런치에 활동이 뜸했습니다. 이유는 드라마를 배우고 있어서요. 몇 달 전, 브런치에 드라마를 배우기 위해 도전한다는 내용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서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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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에서 내주는 과제와 습작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브런치에는 소홀해지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귀신 같이 울리는 브런치 알림. 그 종 옆의 하늘색 점! 꾸준한 글쓰기를 하라고 친절하게 일러주는 브런치입니다. 그렇다면, 글을 써야죠.
제 이전 글에도 드라마 쓰기에 도전하는 심경에 대해 토로했었는데,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워킹맘이라 이미 바쁜데 새로운 일을 벌여도 되는 건지, 공모전 당선은 하늘에 별따기라는데 너무 무모한 것에 도전하는 것은 아닌지. 교육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이 개월 가량 흐른 지금은 도전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수업이 어찌나 기다려지는지요. 수업 전날부터 교육원 갈 생각에 설렙니다. 무언가를 배우면서 그것이 참 재밌고, 또 좋은 느낌이 너무 오랜만이라 생경했습니다. 이 나이에 이렇게 설레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최근에는 낳았습니다. 단막극 두 개를요. 7월에 방송사의 드라마 단막극 공모전이 있어서, 6월부터는 첫 단막극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기승전결을 갖춘 줄거리 정도만 써봤지, 대본을 써 본 적은 없어서 '이거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여차저차 한 편을 완성하고, '아, 이참에 한 편 더 써볼까?' 해서 한 편 더 완성해서 총 두 편의 단막극을 제출했습니다. 굳이 단막극을 썼다고 표현하지 않고, 낳았다고 표현한 이유는 제가 쓴 조악한 작품들이 마치 자식처럼 느껴져서요. 초보 오브 초보, 왕초보의 작품이라 허술한 점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작품이니까 애정이 갑니다.
사실 아이들 재운 후에는 TV로 드라마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푹 쉬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 하루 중의 낙이랄까요. 그런데 최근 몇 주 동안은 아이들을 재우자마자 부리나케 노트북을 켜고 단막극을 쓰는데 열중했습니다. 쓰다가 하품하다가 눈을 껌뻑거리다가 잠드는 날들의 반복. 그렇게 단막극 두 편의 탄생. 단막극을 쓰는 순간순간이 힘들었지만, 동시에 좋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에 매진하는 것의 가치를 조금 늦게 깨달아 아쉽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라.'라는 말을 뜬구름 잡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치부했었거든요. 강의해 주시는 작가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일을 운 좋게 업으로 삼았고, 그 점에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시는데 뭉클했습니다. 참 멋진 삶이고, 복된 삶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역시 작가가 되던 안되던 해 보렵니다. 그냥, 좋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