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소리쳐
어쩌다 사회복지사가 되었나요?
요즘 명치 아래가 꽤나 묵직하다. 아리아리하고 몽글몽글한 것들이 매 순간 명치의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돌아다니는데 꽤나 화끈거리고 아리아리하다. 중등부로 온후 몇 주간 쌓인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여전히 곁을 주지 않는 아이들과의 감정싸움과 신경전도 힘들다. 익숙지 않는 공간, 내가 없던 시간의 서류 작업도 쉽지 않다. 있는 힘껏 소리라도 지르면 괜찮아질까? 그런데 이 삭막한 도시에서는 도무지 한 옥타브 이상의 데시벨을 허용하는 자리는 없다. 밤이건 낮이건, 여기는 그렇다. 벌써 십오 년째다. 며칠 전 한 해가 갔으니 이제 십육 년이다. 새벽 한 시에 소공원을 가도 쌍쌍이 붙은 인간 투성이 거든. 홀레 붙은 개들 마냥.
이렇게나 추운데. 공단 파출소의 육교나 올라갈까?
그 너머 레미콘 꼭대기도 괜찮은데. 하지만 거긴 철문을 뚫어야 한다. 이 언덕배기 도시는. 어디에도 나의 상심을 마음 놓고 풀어낼 공간이 없다. 저 레미콘을 붙잡아둔 철문처럼. 십 대의 청춘을 밟고 지나던 낙동대교의 그 시절이 그립다. 지금 내 상황은 상당히 높은 데시벨이다. 데시벨과 데시벨이 부딪히면 어떻게 될까. 나도 모르게 펑하고 터져 버릴 것만 같다.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어. 그냥 어느 순간 팡이다. 서른둘이나 다섯은 좀처럼 힘든 일이지만 열다섯, 열여섯은 충분이 가능한 일이지. 그래도 한 번 더 찾아볼 거거든. 이 소스라치게 높은 삭막한 도시에서 서른여섯의 내가 있는 힘껏 소리 칠 수 있는 곳을.
2010년 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