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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세찬 Mar 14. 2021

"망할 줄 알았더니.." 아프리카TV의 1조 원 질주

아프리카TV 유튜브 트위치는 공생 中

아프리카TV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10월 31일 17,850원이던 주가는 2021년 3월 12일 기준 76,600원에 마감했다. 약 4배의 주가 성장을 이뤄내며 현재 시가 총액은 8,800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8일 발표된 아프리카TV IR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영업이익은 5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3% 증가했다. 매출액은 1,965억 원으로 역시 2019년 1,679억 원 대비 17.1% 증가했다.


출처 : investing.com


김한경 교보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올해 아프리카TV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310억 원, 630억 원 수준에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대비 25~30% 늘어난 수치로  시총 1조 원의 시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


개인 방송 미디어는 공생 중

아프리카TV 서비스는 2005년에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은 일반인이 직접 플래시몹 댄스를 촬영하거나 유행어를 따라 하는 등 세계적인 UCC 열풍이 일었다. 나우콤(전 아프리카TV 대주주)은 개인이 제작한 콘텐츠에 미래가 있음을 예견하고 아프리카TV를 만들었다. *1] 문용식 前 나우콤 사장은 기사를 통해 "아프리카는 방송의 패러다임을 거대자본에서 개인으로 옮기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원더걸스 Tell Me UCC 영상(출처 : 풀빵닷컴)


아프리카TV의 본격적인 성장은 2014년 동계올림픽을 등에 업은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방송이 유행하며 시작됐다. '먹방'이나 '공방(공부 방송)' 등 콘텐츠 스펙트럼도 넓어지며 많은 트래픽이 몰렸다. 2014년 632만 명이던 아프리카TV 월평균 이용자 수는 2015년 682만 명, 2016년 716만 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MCN(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기획사) 사업도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며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산업화됐다.


사회 윤리적으로 문제가 일며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BJ들은 아프리카TV 후원 제도인 '별풍선'을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여성 BJ가 선정적인 복장을 하고 방송하는 '음란 여캠'부터 '욕 배틀', 시키는 건 다 하는 '엽기 방송'까지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16년 '유해 콘텐츠' 제보를 받아 심의한 방송 수는 718건으로 2015년 176건에서 4배 넘게 뛰었다.


돼지와 음식 먹기 대결을 펼치는 BJ철구(출처 : 유튜브 채널 '철구형')

*2] 2016년에는 갑질 논란이 일었다. BJ 대도서관은 개인 광고 수익 창출과 방송 동시 송출 허용을 두고 사측이 이를 통제하려 한다고 폭로했다. BJ 대도서관의 이탈을 시작으로 밴쯔, 윰댕 등 당시 인기 BJ들도 동참했다.


사용자 이탈이 이어지자, 유튜브와 트위치, 카카오TV가 점유율을 올려갔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2018년 4월 아프리카TV 앱과 트위치 앱의 국내 월 사용자(MAU)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프리카TV 앱의 월 사용자는 2016년 10월에 300만 명을 넘었으나 2018년 2월에는 210만 명으로 30% 감소했다. 반면, 2016년 2월 15만 명에 불과했던 트위치앱의 월 사용자 수는 2018년 2월 121만 명을 기록하며 약 800% 증가했다.


아프리카TV 트위치 앱 사용자 수 변화 추이 (2016.03~2018.02)


하지만 2018년 기점으로 아프리카TV는 반등에 성공했다. 2018년부터 3년간 아프리카TV 매출액은 각각 1,266억 원,  1,679억 원, 1,965억 원으로 매해 15~30%의 성장률을 기록중이다. 그간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TV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끝없이 성장하는 OTT 시장

OTT란 모든 인터넷 기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의미한다. 2017년부터 OTT시장은 POOQ나 My K 등 지상파 주도 서비스와 네이버TV, 유튜브, 넷플릭스 등이 모여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2년 글로벌 OTT시장이 1,4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자가 많아졌지만 시장도 커졌다. 아프리카TV의 국내 이용률은 2016년 3.9%, 2017년 3.7%, 2018년 3.8%, 2019년 4.0%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은 798억 원에서 1,679억 원으로 2배가 넘게 뛰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0억에서 404억, 100억에서 330억으로 3배가 뛰었다. (dart 기업 분기보고서)


아프리카TV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국내 이용률 추이(2016~2019)



2) 각자의 영역

OTT 시장에서도 개인 방송 미디어는 아프리카TV, 트위치, 유튜브, 카카오TV 4강 구도가 자리 잡았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미묘한 영역 경계를 유지한 채 각자 사업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우선 게임 방송과 먹방(음식 소개와 시식 방송)에 있어 절대 강자는 트위치와 아프리카TV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도구 '아프리카 도우미'의 실시간 Top 10 개인 방송엔 겜방과 먹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유튜브는 연예, 뉴스, 경제, 게임, 여행 등 카테고리가 다양하다. 카카오TV 또한 1~3%대의 점유율이지만, 뉴스와 영화, 예능, 경제 등 다양한 주제의 방송이 즐비하다.


http://chat.afreehp.kr/


3) 별풍선 놀이 문화

'기부경제'는 아프리카TV가 처음 시작했다. 정찬용 현 아프리카TV 대표의 카이스트 석사논문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의 상호작용성이 후원아이템 구매에 미치는 영향:아프리카TV 사례 분석'에 따르면 '공감'은 BJ와 이용자의 소통을 일으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핵심 키워드다. 타 플랫폼의 후원 제도와 비슷하면서도 별풍선이란 독특한 컨셉으로 하나의 소통문화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작년 10월엔 캐나다 '아이비 비즈니스 스쿨 케이스(Ivey Business School Case)'에 세계 3대 경영혁신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캐나다 아이비 비즈니스 스쿨에 소개된 아프리카TV 경영 혁신 사례


별풍선은 기업의 주 수익원이다. 아프리카는 일반BJ(40%), 프리미엄BJ(30%), 파트너BJ(20%) 등급에 따라 별풍선 수수료를 매기는데, 이는 플랫폼 매출로써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dart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 실적 공시, 2021.02.08) 


2015년에서 2020년 사이 아프리카TV 유료결제자 수는 20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분기별 유료결제액(ARPPU)는 6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아프리카TV,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2020년 4월 최고 수익을 올린 아프리카 BJ 박가린의 별풍선 수입은 1억 6,772만 원에 달했다.  



2월 16일 한 때 아프리카TV의 주가는 86,000원을 찍기도 하며 시가 총액 9천억 원을 상회하고 있다. 향후 더욱 치열해질 OTT와 1인 방송 시장에서 아프리카TV의 귀추가 주목된다.



1] 문주영기자, "나는야 1인 방송사...나우콤 아프리카 서비스", 경향비즈(2006-03-12)

2] 박철현기자, "굿바이 아프리카TV..대도서관 이어 BJ들 '탈 아프리카' 이어져", IT조선(201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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