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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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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펭소아 Dec 14. 2024

불가능한 필연적인 것

2024년 12월 14일(춥지만 맑음)

  윤석열의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가 "이재명 때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민도 이재명 같은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 하지만 윤석열 탄핵하면 이재명이 대통령되기 때문에 안된다는 주장은 논점 이탈이다. 


  집에 도둑이 들면 그 도둑부터 잡아야한다. 한데 그 도둑을 잡으면 새 도둑 또는 더 무서운 도둑이 들지 모른다며 도둑잡기를 포기해야 하는가? 예전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의 독재자들 축출하자 할 때 "그럼 김일성이를 돕는 것"이라며 반대한 논리와 뭐가 다를까? 

  윤석열은 윤석열의 몫이 있는 거고, 이재명에겐 이재명의 몫이 있는 법이다. 윤석열이 사실상 내란죄를 시인한 날 그 대척점에 서있던 조국이 대법원 판결로 정치적 생명이 끊긴 것을 떠올려 보라.

  사실 이런 이분법적 논리를 깨부수기 위해선 승자독식 시스템인 현재의 대통령중심제를 내각책임제로 바꿔야 한다고 우민은 거듭 주장한다. 내각책임제가 만병통치약이란 말이 아니다. 내각책임제 하에서도 부실한 정치인이 총리가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 지도자(총리)가 무능할뿐 아니라 여론도 무시하는 윤석열 같은 인사라면 임기에 상관없이 교체 가능해진다. 또 현대 여당지지자들이 주장하듯 국회가 발목을 잡아 국정운영이 안된다 생각하면 계엄령 발동을 할 게 아니라 국회해산을 통해 새로운 선거로 국민의 판단을 받으면 된다. 국회 해산까지 가기 전에 정치적 타협을 통해 국정의 동력을 얻는 방법도 있다. 사실 이야말로 정치의 본질인데 윤석열은 이러한 본질적 정치 활동을 방기한 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내각제 개현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박이 있다. 그럼 현직 대통령이 국민에 대한 내란을 도모한 이번 사태는 가능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비상한 사태에는 비상한 결단이 필요한 법이다. '윤석열의 난'에 대한 국민의 선택은 내각제 개헌이 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정치사상가 엔티엔 발리바르는 '불가능한 필연적인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우리, 유럽의 시민들?'). 현재의 사고지평에서는 불가능해보이지만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것을 뜻한다. 우민은 내각제로 개헌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불가능한 필연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다른 표현이 바로 '멀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우민은 내각제 개헌을 강력히 주창한다.


  #우민은 '어리석은 백성(愚民)'이자 '근심하는 백성(憂民)'인 동시에 '또 하나의 백성(又民)'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제 자신에게 붙인 별호입니다. 우민일기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 가까운 '맨스플레인'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에 제 자신을 3인칭으로 객관화하려는 글쓰기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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