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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Jul 25. 2023

몇 나라 조종사 면허증을 모았나? 세어보자..

비행 이야기: 어쩌다 보니 조종사 면허증 수집가가 되었다.

드디어 캐나다 운송용 조종사 면허증(ATPL)을 받았다.. 

캐나다로 이민한지 23년이 되었지만 캐나다 조종사 면허증은 자가용 면장(PPL)만 갖고 있었다. 이민 몇 해 후, 미국 운송용 조종사 면허증(FAA ATPL)을 캐나다 면허증(ATPL)으로 전환해 달라고 캐나다 교통부(Transport Canada)에 찾아갔더니 운송용에서 운송용으로는 해줄 수 없고 자가용 면허증으로는 해주겠다고 한다. 

간단한 항공법 시험을 치룬 후 캐나다 자가용 조종사 면허증이 우편으로 날라왔다. 그 당시엔 조종사 면허증이 종이로 된 아주 간단한 거였다. 지금은 여권 형태로 멋지게 바뀌었지만..


2004년도에 받았던 Transport Canada PPL


코로나로 시간이 날 때 캐나다 ATPL을 받아보자는 생각이 들어 캐나다 교통부(Transport Canada)에 다시 연락했다. 그랬더니 캐나다 정부와 미국 정부가 맺은 조종사 면허증 전환협약 내용에 충족이 되니 서류를 제출하란다.

요건 중의 하나는 FAA 면장에 계기비행 인증(Instrument Profociency Check, IPC)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비행교관과 함께 경비행기를 몰고 계기비행을 하면 되는건데 2년간만 유효하다. 


2020년 3월,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막 터진 코로나를 피해 캐나다와 미국을 여행 중이었다. Transport Canada의 메일을 받았을 때는 North Carolina주의 Ashville에 머물고 있을 때였는데 FAA IPC가 가능한 비행학교가 주변에 있는지 찾아보았다. 마침 아틀란타(Atlanta) 쪽에 적합한 곳이 있었다. 영미아주머니와 맥케이 아저씨를 뵈러 아틀란타로 가는 길에 Advanced Aviation이라는 비행학교에 들렀다. 

세스나 172로 VOR Approach, RNAV Approach, Holding, Circling, ILS Approach을 하다보니 1시간 42분을 탔다. 그리곤 FAA IPC 사인을 받았지.역시 미국답게 교관이 내 로그북에다 글을 쓰고 서명하면 끝. 그 땐 일본에서 샀던 로그북을 갖고 다녔기에 IPC 칸이 따로 없어 그냥 일반 종이에 내용을 적고 로그북 뒤에 붙여 놓았다.


캐나다로 돌아와 서류를 모두 제출했는데 코로나 기간이라 진행이 되질 않는다.. Transport Canada 사무실로 찾아가도 담당자가 없어 만날 수도 없고, 전화도 안되고.. 코로나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가 되질 않는다는 이-메일 답변만 받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면허증 전환에 대해 나도 잊어버렸고.


2022년 4월, 캐나다 집으로 가야할 일이 생겼다. 가는 도중 생각난 '면허증 전환'.. 

서류를 찾아보니 IPC 유효기간 2년이 지나버렸다. 그래서 국경 넘어 미국 미시간 주의 앤 아버(Ann Arbor)에 있는 Solo Aviation 비행학교로 찾아가 IPC를 다시 받았다. 

앤 아버는 고등학교 때 어학실에서 원어민 교사가 항상 틀어주셨던 교재가 미시간 주립대에서 만든 거였기에 늘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다.. 몇 번 지나가긴 했었지만 이번엔 앤 아버에 머물기에 아지매와 도시내 여러 곳을 둘러 보았다. 그 유명한 샌드위치도 먹고..

Zingerman's 샌드위치

Solo Aviation은 딸내미가 찾아준 학교이었다. 디트로이트 근처의 비행학교에 쭈~욱 전화해 적합한 곳을 고른거였다. Solo는 조종사들이 단독 비행을 나간다는 그 걸 뜻하는 줄 알았건만 교관 할아버지 말로는 사장님의 성(Last Name)이 Solo란다. Mr. Solo인거지..

비행해야 한다고 FAA 메디컬 검사지를 받아야 하기에 비행학교에 물어보니 어디어디가 좋다고 하여 거기로 찾아갔다. 의사양반은 내 검사는 하질 않고 결과서에 서명만 하며 코로나로 미국 항공업계가 죽을 상을 치르로 있다고 한탄을 한다. 자기 고객(항공사 조종사)들 중 많은 수가 은퇴해 버렸다고 하며...

할아버지 교관하고 시뮬레이터에서 이것저것 다 하고, 세스나 172에 올라 비정상 기체 상황(Unusual Attitude) 몇 번을 한 후 IPC 사인을 받았다. 

비행을 하면서 미국 정치에 관한 별의별 얘기를 다 들었다. 할아버지라 나라가 걱정스럽다며... 시뮬레이터를 탄 후 그 다음 날 비행을 하기로 이 할아버지 교관하고 얘기를 나눴건만 정작 이 할아버지가 비행기를 잡아 놓지 않아 앤 아버 체류기간이 하루 늘어나게 되었다. 그 때가 미시간 주립대 졸업식 기간이라 호텔 방 잡기가 무척 어려웠었는데..


캐나다로 돌아와 서류를 모두 제출하였고, 필기시험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토론토 North York의 Transport Canada 온타리오주 본부의 사무실에서 필기시험을 치뤘다.

FAA ATPL을 캐나다 ATPL로 전환하는 필기시험은 기출문제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어 그 쪽에서 보내 준 자료 위주로 공부했다. 2020년에 가입했다가 2022년에 시험보겠다고 이 회사에 다시 연락했더니 기간이 지났음에도 흔쾌히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캐나다 ATPL을 받게 되었다. 십년 전 쯤 캐나다 조종사 면허증이 수첩형(Aviation Document)으로 바뀌었기에 거기에 ATPL 스티커를 한 장 붙이면 끝~. 너무 간단한걸 한참 돌고 돌아 그 스티커 한 장을 붙일 수 있었다.



여권하고 아주 비슷한 캐나다 조종사 면장. 여기에 인적사항, 조종 자격, 메디컬, Rating 등등 모두 기록된다.
처음 미국 면허증을 받았을 때는 손바닥만한 종이 한 장이었는데 언젠가부터 플라스틱형으로 바뀌었다.
91년도에 받았던 한국 조종사 면허증. 수첩형이었는데 지금은 플라스틱 카드 형태로 바뀌었다. 한글판, 영문판 두 개가 지급된다.
홍콩 조종사 면허증. 두께가 두툼해서 왠만한 소책자 크기이다.
캄보디에의 Validation 증명서. 해당 국가의 면허증을 받지 않고 조종사가 보유한 국가의 면허증을 인정하는 제도
일본에서 받았던 무선종사자 면허증. 조종사 면허증은 받질 못했다.
중국 면허증
UAE 면허증


 이렇게 해서 조종사 면허증 수집은 일단 막을 내렸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_nbMwItYaucUgWhh4jCqeVDBuVB-CI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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