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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May 29. 2024

원칙과 일관성의 실종..

유천교차로, 차로수의 균형이 지켜진 현장. 하지만..

유천교차로라는 곳이 있다. 23번 국도와 1번 국도가 만나고 구간이다.

23번 국도를 따라 진행하는데 아래 표지판이 보였다. 아, 트럼펫형 교차로인가 보구나. 

트럼펫형 교차로는, K-도로에서 여러 번의 반복학습을 통해 어떤 차로를 타야할 지 알게 된 경우이다.  차로수의 균형 원칙이 실종되었기에 직진하려면 2개 차로 중 안쪽인 1차선을 타야 한다.


이 날도 2차로로 주행하다가 유천교차로에 표지판을 보고 당연히 1차로로 차선을 바꾸었다. 그리고 잠시 후 유천교차로에 다달았다. '이게 뭐야? 2차로에 그냥 있었어도 되네..' 여기선 차로수의 균형 원칙이 지켜지고 있기에 불필요한 차선변경을 하게 된 것이었다. K-도로에는 역시 일관성이 없다.


일관성을 떠나 더 큰 문제는, 표지판으로 차로수의 균형이 지켜지는 곳인지, 지켜지지 않는 곳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즉 다른 말로 하면, 2번째 차로를 타고 있을 경우 직진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 


유천교차로의 표지판을, 차로수의 균형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아래의 서정교차로 표지판과 비교하여 보자. 어떤 차이가 있지? 300m와 400m 예고 차이? 직진 구간이 고가도로 상부로 지나가는 경우와 하부로 지나가는 경우로 달라지나? 참고로, 2차로를 타고 있으면 서정교차로에서는 직진할 수 없다.

앞에서도 다루었던 서정교차로 표지판. 서정 1, 2 두 교차로 모두 같은 구조, 같은 표지판 형식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유천교차로에는 K-도로의 구원투수 노면 유도선이 등장한다. 노면 유도선이 왜 필요할까? 결국 표지판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직진 화살표/녹색 유도선과 함께 천안이라고 쓰여져 있는데, 1차로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그럼, 1차로에 있던 천안행 운전자는 2차로로 옮겨야 하는 것일까? 담당자의 의도는 알겠는데, 지리에 어두운 초행길 운전자에게 헷갈리게 만들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선진국의 트럼펫형 교차로 표지판은 어떤 모습일까?


아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2차선 트럼펫형 교차로로, 남과 북으로 갈라진다. 

어떤 차로를 타야할지 분명하게 알 수 있으며 길바닥에 유도선을 그려 놓을 이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차로수의 균형 원칙 또한 정확하게 지켜지고 있다. 주도로의 2차로(X표시)는 곧 사라진다.


아래 또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편도 2차선 트럼펫형 도로로, 직진 동선에 대한 안내판이 먼저 나타난다. 

차로별 안내. 보자마자 이해되기에 노면 유도선이 필요하지 않다


아래는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의 편도 2차선 트럼펫형 도로로 표지판이 도로 좌우에 설치되어 있다. 오버헤드형에 비해 번거로와 보이기는 하지만 K-표지판보다는 나아 보인다. 직진 차로에 대한 노란색 표기가 눈의 띄기도 하며, 노면 유도선을 찾아볼 수 없다.


네델란드의 편도 1차로 트럼펫형 도로. 

안내가 명확하며  노면 유도선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Continuity Line 또한 뚜렸하다


K-도로에서는 선진국처럼 보자마자 알 수 있는 표지판을 왜 하지 않을까? 쉽고 정확하게 운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면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쉽고 쉬우며 명확하게 안내할 수 있는 방법을 선진국들에서는 사용하고 있지만 K-도로의 현실은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한국에도 만들어 봅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_nbMwItYaucUgWhh4jCqeVDBuVB-CI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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