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체스터 Chester May 29. 2024

직진하고 싶어요..

차로유지 일관성, K-도로 담당자는 이런걸 들어나 봤을까?

K-도로를 다니다 보면 운전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엉뚱한 길에 자주 들어서게 된다. 차로유지 일관성(Lane Continuity) 개념이 없기에 갑직좌, 갑직우, 갑직U가 흔하기도 하지만 안내부족으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K-도로는 선진국 도로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매우 '번거로운' 도로임이 틀림없다.


아래는 대구시 달성군 현풍의 5번 국도로 노란색 동선처럼 북에서 남쪽으로 진행하다가 교차로에서 직진(녹색 동선)하려면 몇 차로를 유지해야 할까? 

이렇게 위성사진으로 위에서 내려다 보면 이해가 쉽다. 하지만 2차원 평면에서 진행하고 있는 운전자는 이 도로의 구조를 미리 어떻게 이해하고 적절한 차선을 탈 수 있을까? 안내 표지판과 노면 표시에 의존할 것이다.


여기를 여러 번 다녔지만 매번 다닐 때마다 내 의도와 관계없이 오른쪽(빨간색 동선)으로 빠져 버리게 되었다. 3차선 도로에서 1차로에서만 직진이 가능하기에.. 

차로별 안내가 있긴 하다. 노란색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 차로별 안내를 보게 된다. 

1~3차로 모두 직진 화살표이고 그 아래에 현풍이라고 써 있다. '아, 3개 차선 어느 것이나 타도 현풍으로 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표지판은, (네이버 지도로 재어 보니) 교차로 실선부분으로부터 약 348미터 전방에 위치하고 있다.


3차선 K-도로에서 필자는 가급적 두번째 차로를 탄다. 갑직좌, 갑직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서도 두번째 차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조금 더 진행하면, 1차로에 주욱 늘어선 차량들을 자주 보게 된다. '아,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나보다'라고 느끼며 주위를 살필 때 아래의 차로별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도로는 3차선인데 표지판에는 4개 차로가 그려져 있다. 내가 있는 차로는 저 표지판에서 어떤거지? 


위 사진처럼 차량도 별로 없고 밝은 대낮이라면 상황파악이 쉬울 것이다. 하지만 1차로에는 차량이 (저녁 퇴근 시간이라면) 주욱 늘어서 있기에 1차선 안쪽으로 새로 생기는 차선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내가 타고 있는 2차로가 저 안내판의 왼쪽에서 두번째 차로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직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도로의 오른쪽 폭이 넓어지기도 하니 더 그렇다. 


잠자리 눈을 갖고 있다면 길바닥의 화살표까지 같이 볼 수 있으련만 아쉽게도 오버헤드 안내판과 노면을 함께 볼 수 없다.


이렇게 두번째 차로를 유지하며 직진을 '기대'하는 운전자는 곧 당황하게 된다. 우회전이 되어버리니까..


두번째 차로별 안내표지판은 명확하지도 않지만 교차로에서 약 70m 거리에 설치되어 있다. 운전자에게 매우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

3차선 도로에서 2/3차로는 우회도로로 도심을 비켜(bypass)간다. 그리고 1차로만 현풍 도심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맨 처음에 있던 차로별 안내표지판에 표기되어 있던 1~3 차로 현풍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거기서 나타내는 현풍은 과연 어디일까? 물론 표지판이 서 있는 그 지점에서는 직진하면 3개 차로 모두 현풍이 맞다. 이리저리 돌아가도 현풍으로 갈 수는 있지만 논리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얼마 전, 이 도로를 다닌 이후 처음으로 직진에 성공하였다. 여러 번 직진에 실패하였기에 진행하며 자세히 도로를 관찰하였고 1차로만 직진임을 알게 되었으며 마지막 순간 끼어들 수 있었다(이 날도 2차로로 주행). 1차로에 있던 다른 운전자께서 양보를 해 주신 덕이었다. 내가 상습범이 아니라 헷갈리는 운전자임을 그 분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이 구간에서 다른 운전자들은 어떻게 할까? 애용하는 카카오맵 네비게이션은 그냥 직진이라고만 알려주던데..

첫번째 차로별 안내판은 300여 미터 전방에 위치하고 있다. 300미터면 예고표지판이 설치되는 거리인데, 거기에 현재 설치되어 있는 차로별 안내표지판은 예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5번 국도 현풍 교차로는 한국 도로가 왜  운전하기 어려운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운전자 친화적일까? 갖고 있는 자료를 뒤적이다 몇 가지 예제를 발견하였다.

미국 미시건주의 96번 고속도로 186B 출구의 예고 표시판. 96번을 5번 국도로 대체하고 우측으로 굽게, 그리고 Davison Ave.로 갈라지는 동선을 직선과 좌회전으로 그려주면 좋을 듯 하다. 왼쪽이 출구전용임을 표시해야 함은 당연하다.


위의 미시건주 고속도로 표지판처럼 크게 만들기 부담된다면 일본 동경의 표지판을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현풍의 교차로 상황과 동일하다.

우측 두 차선은 오른쪽으로 굽게 되니 그 모양을 빨간색처럼 그려주면 되겠다. 자기 차로 바로 위에 오버헤드 형식으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으니 헷갈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도로 이용자인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재적소에 정확한 방법으로 알려줘야 운전자 친화적인 도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uricFaBVRVA


"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한국에도 만들어 봅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_nbMwItYaucUgWhh4jCqeVDBuVB-CIdN




작가의 이전글 아마추어가 만드는 세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