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다정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그러고 보면 나는 '다정'한 사람이다.
정 : 정도 많고 마음도 따뜻한.
한 : 한도 끝도 없는 다정함은 아니고 나름 한계설정도 분명하다.
관 : [관찰]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봄
관찰의 사전적 정의다. 그러고 보면 나는 '관찰'도 주의 깊게 잘하는 사람이다.
끈기를 가지고 꼼꼼하고 자세하게 살펴보는 일들은 나와 참 잘 맞는다. 그저 흘려보면 놓쳐버리는,
찰 : 찰나의 순간들도 잘 포착한다.
그렇게 '다정'하고 '관찰'도 잘하는 내가 굳이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바로 내 아이들을 바라볼 때다.
자 : 자꾸 참견하고 싶은 입이 근질거리고, 내 의지대로 아이의 의견을 바꾸고 싶어 말을 건넨다.
지켜보고 지켜보고 또 지켜보다가 말이 되어 나오지 못한 마음은 표정으로 드러난다.
아이의 의지가 없이는 어떤 일도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건네게 되는 '나의 희망사항들'.
시작은 사랑이되, 내 욕심이 끼어드는 순간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관계의 어려움.
그래서 나는 오늘도 '관찰'을 연습한다.
부지런히 제 갈 길 가는 개미도 쪼그리고 앉아 관찰하고, 창 밖으로 보이는 나뭇잎 사이에 자리 잡은 거미줄도 관찰하고, 가방 메고 지나가는 다른 집 아이들 모습도 열심히 관찰한다.
그렇게 연습한 적당한 거리감의 다정한 시선으로 내 아이들을 관찰한다. 아니, 하려고 노력한다.
'저 아이는 개미다. 저 아이는 거미줄에 매달린 거미다. 저 아이는 다른 집 아이다.'
욕심이 경계선을 넘어서 거리감을 확 줄여올 때마다 연습한다. 그러다 보면 나도 언젠가 능숙하게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눈물 콧물 닦아가며 책장을 넘기는 나를 보며 '엄마를 힘들게 하는 책'으로 낙인찍힌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이 책처럼, 나도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