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아파트 공동현관 앞에서 낯선 외국인할아버지를 자주 마주치게 된다.
풍채가 좋고 늘 미소 띤 얼굴이 일품인 할아버지의 별명은 '안녕하세요 할아버지'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늘 먼저 건네시는
인 : 인사말. "안녕하세요!"
사 : 사람 낯을 좀 가리는 우리 아이들은 처음 '안녕하세요 할아버지'를 만난 날, 정중하고 유창하게 건네는 한국어 인사말에 깜짝 놀라 홀린 듯 커다랗게 인사하고 들어왔다고 한다.
의 :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다나 뭐라나.
깔깔거리며 그 얘기를 듣던 나는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의 인사는 특별하다.
뭐가 그렇게 특별하냐고 물으면 대답은 궁색해진다.
밝은 표정과 여유 있는 걸음걸이,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태도가 할아버지의 인사에 녹아들어 가 후광처럼 비친다는 것 외엔.
기분 좋게 받아 본 인사에 본능처럼 끌리는 걸까.
"할아버지랑 인사를 하면 기분이 좋아." 소리를 자주 하던 아이들의 인사가 '안녕하세요 할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받는 사람이 미소 짓고, 아이들 스스로 반짝반짝 후광을 빛내는 그런 인사를 사람들에게 건네고 있다. 그 인사에 돌아오는 어른들의 칭찬과 덕담이 아이들 마음을 살찌우는 건 보너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은 인사의 "참"
맛 : 맛을 알아가고 있다.
상대방에게 건네는 따뜻한 울림. 마음을 전하는 말, 인사.
내가 건네는 인사에도 후광이 깃들고 있을까.
오늘도 마음을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