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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Jul 10. 2024

expound upon : -를 설명하다

북적북적, 웅성웅성

어두운 조명 아래 알코올기운과 어색함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개강총회,

사람들은 저마다 맥주잔을 들고 말을 건넨다.

상기된 얼굴로 누군가는 방학 때 훌쩍 떠났던 여행 이야기, 누군가는 무모했지만 성공적이었던 창업경험,

누군가는 재미있던 교양 수업 이야기를 하며 말을 이어나가고 있다.

별천지 같던 이야기를 눈 크게 뜨고 열심히 흡수하고 있던 나에게 갑작스럽게 변화구가 날아온다.

학교 필수 교양에 대한 질문이었다.

"혹시 1학년 때 oo 교수님 수업 들어보셨어요?" 

" 아.... 아니요! 제가 이번 학기가 첫 학기라서요"


23살. 22학번. 대학교 3학년 1학기.

나는 소속된 대학교에서 첫 학기를 막 마친 상태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의 반응을 볼 순 없지만, 동시에 볼 수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한 학기 내내 처음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본 반응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이들의 반응은 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하다. 

"......?"

혼란스러워하다 동공을 크게 뜨고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만 결국 “왜...?”를 외친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간단하다.

편입했습니다!


“아아~~~” 의문이 풀린 후 사람들의 반응은 보다 다양해진다. 

누군가는 “ 편입? 아.... 지금 1학년이신가요?” 라며 여전히 어리둥절한 반응을

누군가는 “ 안주하지 않고 노력한 거, 멋진 것 같아요” 라며 과분한 칭찬을

누군가는 “ 사실 대학입시에 시간 많이 쏟는 거,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 라며 생각을 밝히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매번 같은 대답을 하면서도 매번 한 단어로 축약되는 내 설명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느꼈다. 4년 간 지속되었던 입시, 20대 초반의 대부분의 시간에게 성의 없는 이름을 붙인 것 같아 마음 한편 미안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때문에 누군가에게 특별히 대단하진 않지만, 빛나기도 했던 내 20대 초반의 시간을 설명할 기회가 있기를 바랬다. 또 다시 되돌아보며 그 안에서 배운 점을 요약하고 싶었다.

물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들을 만나 그럴 기회도 있었지만 

아아... 나에게는 장장 4년의 시간을 말로 설명할 재간이 없었다.


내 지난 4년 간의 크고 작은 최초의 실패와 성공을 남긴 이 글은

대입과 공부의 굴레 안의 K-고딩을 경험한 사람들의 보편적 이야기이기도 하며

그 굴레에서 발버둥쳤던 한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도 하다.


대입의 굴레에서 벗어난 지금

'편입'이라는 단어 이면의 이야기를, 말줄임표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편입했는데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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