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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덕목, 낙관적 태도와 전략적 인내

한미 관세협상 타결소식에 삼국지 리더쉽을 생각한다

by 생각의 힘 복실이

지난 7월말부터 3개월간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며 애간장을 태운 대미 투자 및 한미 관세협상이 경주 APEC 기간중 마침내 타결되었다.

7월말 합의한대로 마스가 조선업 프로젝트 1,500억불과 현금 2,000억불 등 3,500억불 투자를 진행하되, 국내 외환시장의 파급력을 고려해 년간 200억불을 마지노선으로 직접 투자하는게 골자다.

대통령이 누차 밝힌 협상의 원칙대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양국이 윈윈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판단된다.

오늘 아침에는 어제 협상장에서 우리 대통령이 공식 요청한 핵연료 잠수함 건조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마크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전시작전권 환수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당연한 요청이자 훌륭한 일"로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첫 지지를 표명했다는 뉴스도 들린다.

순조롭게 술술 풀리는 한미 관계를 보며 수년전 넷플릭스 드라마 '삼국지'에서 보고 배운 리더의 덕목, 낙관적 자세와 전략적 인내에 대해 생각한다.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후 손권과 유비에게 쫒기면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는데, 궁지에 몰린 처지일지언정 조조는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장을 비웃기까지 한다.

"하늘은 조조를 버리지 않는다. 너희들은 내 적수가 못된다. 나라면 여기에 매복을 배치했을 터..."

비웃는 자리마다 조조의 도망길을 간파한 제갈량의 매복이 있었지만, 그런 위기에서도 조조는 웃는다.
자기 긍정의 정신을 낙관적인 리더의 자세로 연결한 것이다.

외교에는 영원한 적과 벗이 없다.
적벽대전이후 촉-오동맹은 위기를 맞고, 두 나라는 전쟁에 휘말린다.

충절과 의리의 대명사 관우가 오나라 손권의 배신으로 죽고, 아우의 죽음에 상심하고 복수를 다짐한 맞형 유비는 오나라 관문인 형주 토벌에 나선다.

형주가 밀리면 강동도 끝이라는 판단에, 손권은 재야에 묻혀있던 육손을 대도독으로 깜짝 발탁한다.

부하들은 서생을 신뢰하지 않고, 적국 촉마지 대도독을 무시한다. 서너달 전투동안 공격없이 방어로만 계속 밀리자, 내부 주전파들은 그를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고, 군영도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이에 육손은 군기를 엄정하게 다스려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내 진지에는 군사가 있을 뿐 왕족은 없다.'는 명언으로 항명에 가담한 왕의 처남을 즉결 처분한다.


육손은 3개월후면 날이 더워지고,
무더운 기후에 역병이 돌아 촉의 군사들이 지치고 군수품의 보급에 차질이 생기길 기다렸던 것이다.

마침내 유비군대는 육손이 예상한대로 공격에 지쳐갔고 휴식을 위한 진지를 구축하는데, 그 공간은 오나라의 화공에 안성맞춤이 되고 말았다.

결국 방심한 유비는 패퇴하고, 전략적으로 인내하며 때를 기다린 육손은 승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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