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다름 Jan 10. 2021

22. 꾸준함의 어려움

  꾸준하기란 어렵다. 누가 봐도 누가 해도 그렇다. 요즘 더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일단, 꾸준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취하고 싶고, 평소보다 더 놀고 싶어도 다음 일상이 기다리고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참게 된다. 하기 싫은 일일 때는 더하다. 너무도 하기 싫고 오늘만은 놔버리고 싶어도 우리의 밥벌이, 책임감에 의해 다시 꾸준함에 복귀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들도 이렇게 힘든데 내가 시작하자고 정한 일이란 더 해내기 어렵다. 분명 누가 시키지도 않고 내가 정한 일인데 내 마음 고쳐먹기가 그렇게 힘들다. 처음 며칠은 꾸준히 해낸다. 작심삼일이란 말은 괜히 만들어졌겠는가. 그런데 그 후가 고비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내 마음 흔들리기가 이렇게 쉬운지, 자괴감까지 들기도 한다.      


  요즘 내가 그렇다. 다른 이들은 새해 계획 어떻게 이뤄내고 있을까. 사실 딱히 새해라서 마음먹은 일들은 아니었다. 운동하기, 식단관리, 자격증 시험공부, 꾸준한 공부, 글쓰기... 원래 해야 했고 하려 했던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이게 참 힘들다. 잠깐이라도 한눈팔면 금세 방심하게 되고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어떤 일이든 알약 삼키는 것처럼 간단하고 빨리 끝나는 일이면 모르련만, 한 줌의 노력과 열정이라도 쏟아 넣어야 한다. 휴직하며 쉬고 있는데 왜 그전 만처럼 힘이 나질 않는 걸까.      


  퍼짐의 미학을 발견하는 날도 있는 반면, 열심히 하루를 보내고 뿌듯한 날도 있다. 다만, 언제든 그런 생각이 든다.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이 남았는데(사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남은 날들이 너무 벅차다. 용기가 안 난다. 꾸준하지 못한 내 모습을 보면 어느 날 밤 문득 자신감이 바닥을 치는 것이다. 꾸준하기 어렵다. 꾸준한 게 중요하다고들 한다. 근데 너무 어렵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만도 벅찬데 뭘 그리 많이도 하며 이뤄가며 살아야 하나 싶다.      


  새해 첫 글을 너무 우울하게도 썼다. 어쨌든 내 말은, 적당히 열심히 해도 행복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 죽어라 공부 안 해도, 죽어라 일 안 해도, 죽어라 노력하지 않아도 적당히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거다. 내가 바라는 유토피아다.      

매거진의 이전글 21. 나의 2020년을 보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