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박쥐가 똑바로 서있는 곳
드높은 하늘 아래 우주를 발밑에 깔고
별을 보고자 고개를 숙여야 하는 곳
너는 하늘 꼭대기에 우뚝 선 나보다
높이 누운 채 떨어 트리는 눈빛의 주인
무지한 인간들의 기도 사이에
슬쩍 흘려보는 간절함이 거북해
그 시야에서 벗어나고자 나를 더욱 드러내본다
결코 지엄한 자리를 탐한 적이 없음을 알아봐 주길
평범하고자
천장에 선 것이 올바른 것일지라도
사람들이 땅바닥에 붙어있는 것이 틀린 것일지라도
모두가 그러하다면 나도 틀린 채 서 있길
그것이 바로 수수함
그들처럼 뒤집힌 채
피가 쏠린 머리를 달고 다니길
홀로 서 있는 이곳에서 나는
평범한 세상에 누워있는 너
눈앞에 두고도 마주할 수 없는
메시아를 향해 걸어오는 너를 맞이하러
나는 오늘도 꼼짝 않는 다리로 천장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