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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나 Nov 27. 2022

"ya azizi" 마음 느긋하게 가져요.

신께서 당신을 도울 것이다. "알리즈 웰!"

 이른 새벽 <타이탄의 도구들>로 유명한 작가 팀 페리스의 책 <마흔이 되기 전에>를 읽고 있었다. 세계 유명인사들이 말한 이야기를 인생의 조언처럼 각각의 챕터로 묶어낸 책인데 읽으면서 느낀 건 내가 이 시간에 이렇게 집에서 앉아 전 세계 유명인들의 말과 생각을 책을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각각의 챕터들에서 하는 말들이 하나같이 주옥같았다. 혼자 감탄을 하며 연신 읽어가는데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한 부분이 있었다.

"ya azizi"

'무슨 뜻이지?' 읽어보니 생소한 영어문장에 영어 발음이었다. 난 호기심 가득한 채 책을 읽어 내려갔다.


아랍어로 ‘ya azizi’는 ‘마음 느긋하게 가져요’라는 뜻으로 영어의 ‘마이 디어 my dear’ 같은 친근함이 담긴 호칭이다.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믿고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마음 느긋하게 가져요,
ya azizi!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결과를 내려고 애쓰면서 책임감에 허덕이는 힘든 시간에는 이 인사를 떠올리도록 하라. 신께서 당신을 도울 것이다. 그러니 ‘마음 느긋하게 가져요, ya azizi!’
-무나아부술라이만-

*무나아부술라이만 Muna Abusulayman 중동의 유명 방송인이다. 2004년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젊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었다.


요즘 이사를 앞두고 처리할 일들과 걱정거리가 좀 있었다. 아이 유치원도 옮겨야 하고,  그러다 보니  유치원 지원도 새롭게 해야 했다. 유치원 경쟁률은 또 어찌나 치열한지 순전히 뽑기 운이 작용해야 했다. 이사를 위해 집을 내놨으니 집안 청소와 짐 정리도 시급했다. 더 중요한 건 새로운 세입자가 하루빨리 구해져야 하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어디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가? 내 의지대로 되는 것도 있지만 처리할 일의 절반은 운에 영역에  작용하는 것이기에 좀 더 맘이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최선의 상황을 만들어 놓고 기도와 긍정적인 마음 가짐을 갖는 것 밖이 없었다.


"신께서 당신을 도울 것이다. 그러니 ‘마음 느긋하게 가져요,

"ya azizi!"


이사를 위해 한동안 밤낮으로 신경 쓰며 나름 열심히는 했는데 크게 달라지는 상황이 없었다. 집을 보러 와도 계약까지는 이뤄지지 않아 실망하던 차에 나에게 너무 힘이 되는 문장이었다. 마침 영화 세 얼간이들에서 나왔던' 알리즈 웰'이란 말이 떠올랐다. 주인공 란초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알리즈 웰'을 외쳤다. 그리고 그의 삶은 그의 외침처럼 나쁘지 않게 흘러갔다.

(인도 영화인 '세 얼간이들'의 주인공 란초가 늘 하던 말로 알리즈 웰 :all is well- 모든 것은 잘될 것이다 라는 뜻.)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 이란 말이 있다. 인생의 모토로 삼는 문장 하나인데 아무리 내가 잘하려고 발버둥처도 상황이나 운이 따라주지 않음 넘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려본다.

인생은 장기전이다. 며칠 싸우면 끝나는 전쟁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나서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다시 내일의 싸움에 임하면 된다. 이것이 내 유일한 인생의 전략이다.
-책 <마흔이 되기 전에> 중

어차피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다.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걱정한다고 달라지지 않으니 마음을 조금만 더 느긋하게 갖고 기다려보자. 신께서 나를 분명 도우실 테니 말이다.

 "ya azizi!" 

"알리즈 웰!"

처음부터 너무 많이 아는 건 치명적이다. 자기가 갈 길을 알고 있는 여행자나 책의 구성이 다 끝난 소설가에게는 금세 지루함이 찾아온다.
-폴 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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