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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나 Aug 14. 2021

나에게 찾아온 행복 온전히 누리기

행복은 일회용 같아서 뜯었을 때 바로 써야 해 -책 <기록의 쓸모 중>

좋은 일이 생길 때면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겨도 되는 건가?' 하며 괜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가 있다. 아마도 학창 시절 읽었던 <운수 좋은 날> 소설 탓인 것 같다.


인력거꾼 김천지의 아내는 열흘째 아파 누워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뜻하지 않은 손님을 태우고 30원에 달아는 돈을 하루 만에 번다. 일을 마치고 술을 한잔 마시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아픈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설렁탕을 사 갔지만 집에서 그를 기다린 건 아내의 싸늘한 시체뿐이었다.

느닷없이 김천지에게 찾아온 행운은 곧 그에게 닥칠 불운의 운명에 대한 위로였을까. 그 책을 읽은 이후로는 좋은 일이 생길 때면 마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안 좋은 일이 생길까 겁부터 덜컥 났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삶 속에서 소설과 같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읽은 탓에 느닷없는 행운은 곧 불안, 불행이란 공식으로 내 머릿속 깊이 자리 잡게 만든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과거는 거짓말이고 미래는 환상일 뿐이래요. 우리의 힘이 닿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거예요, 과거도 미래도. 오직 '지금' 만이 우리 힘이 닿을 수 있는 시간이래요. 그래서 지금 내가 딱히 불행하지 않으면 지금이 가장 행복한 것 아닐까 싶어요."
-<인생 술집> 강하늘 편을 보다 적어둔 말-

<기록의 쓸모 p172>
"행복은 일회용 같아서 뜯었을 때 바로 써야 해." 행복은 늘 회용 같았다. 포장을 뜯자마자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사라져 버리는 나의 행복들. 그래서 뜯었을 때 바로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충분히 그 행복을 느끼고 누려야 한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행복을 느꼈던 어느 날, 나의 행복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컴패션 일대일 후원을 시작했다. 내 행복이 넘칠 때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기록의 쓸모 p173>

어느 날 행복한 일, 즐거운 일이 생겼다면 더도 , 덜도 나아가지 말고 기분 그대로 나에게 찾아온 행복을 잠시나마 온전히 누려보자. 지속성이 없는 행복감을 출처모를 불안감에 그냥 놓쳐버릴 순 없다. 게다가 그것은 이승희 작가의 말처럼 일회용 같아서 한 뻔 뜯음 좀처럼 다시 쓰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그것들을 모아두었다 쓸 수도 없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행복은 무엇인가? 주저하지 말고, 불안해하지 말고, 하나씩 꺼내 기꺼이, 즐겁게, 온전히 누리고 써보자. 그 행복은 내일이 되면 달아나 버릴지 모르니 말이다.


책<기록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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