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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스타시아 Apr 04. 2021

마음공부를 해보려 한다

3월 19일 공식적으로 다시 퇴사를 했다.


벌써 일주일째 나는 일이 없고 본가로 내려와 넘어가지 않는 밥을 억지로 목구멍으로 우겨넣으며 없는 힘을 끌어모아 다리에 주고 하루 한 번 등산을 한다.


사실 그 조차도 너무 버거울때가 많은데 엄마와 함께 있다보니 억지로 끌려나가게 된다.


3년전 회사에서 크다면 큰 아직까지도 트라우마가 되어 나를 괴롭히고 있는 일을 시작으로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종교에 의지하는것도 지금은 큰 도움이 되질 않아 사실 냉담을 하고 있다.


이 상황을 끝내야 하는데 도무지 이 긴 터널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귀안은 웅웅 울리고 온몸은 저리고 아프고 정말 침대에서 2주만 지내보고 싶을 정도다. 이젠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다. 해답도 보이질 않고, 불안한 마음에 쫓겨 구직 사이트를 찾는것 조차 버거운 일이 되었다.


그래서 당분간 나를 살펴보기로 했다. 세상에 수 많은 성공한 사람들, 평온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공부해보려고한다. 마음공부를 하려는 순간에도 '퇴직 이후 기간동안 뭘 하셨습니까?'라는 면접관의 질문이 내 귓가를 맴돈다. 여전히 나는 현실에 휘둘리고 불안한 사람이다.


그래서 '멘탈갑'이 한 번 되어보려고 한다. 누가 뭐라든 내가 단단하고 세상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온갖 모진 말들이 나를 괴롭힐때도 진짜 '나'에게 '아 저런 얘기 들으니까 지금 네(내)가 이렇게 아프구나. 그렇구나. 저런 일들을 보니 네가 괴롭구나.' 매 순간 누가 뭐라든 귀를 닫고 나에게 집중을 하려고 한다.


퇴사 직전 헤드헌터사로 연락을 받아 어떤 NGO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이 꽤나 복잡해서 첫째로 놀랐고, 드디어 내가 그토록 원하던 '선한 영향력'을 내가 가진 작은 탤런트와 그간 경험을 사용해서 할 수 있게 되겠구나. 이 길이야 말로 내 길이 되겠다. 꼭 하고 싶다. 그리고 이곳은 꼭 될것만 같았다.


그러나 최종관문에서 미끄러졌다. 그리고 돌아온 피드백은 '과제가 애매하다.'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놀랐던 것은 최종면접에서 받은 질문이었다. "인성검사에서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라고 나오는데, 본인은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라면 왜 아닌지 이유를 들어 반박해보고 맞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지?" 라는 질문이었다.


뒷통수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 어떠한 문항에도 스트레스에 관한 질문은 없었는데. 지금 나의 넘쳐나는 불안감과 24시간 나를 괴롭히는 두통을 인성검사가 기가막히게 찾아낸것이다. 그 순간 한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스쳤다.


'백수라는 불안감에 급하게, 또 운이 좋게 일을 찾는다고 해서 지금 일을 한다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지난번 에이전시와의 상황만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한테 필요한건 지금은 멘탈 트레이닝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후 탈락을 통보받고, 구두로 퇴사 의사를 밝힌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사직서가 접수되면 나에게 1,2차 단계는 이미 검증이 되었으니 다시 한 번 과제와 최종 면접 절차기회를 주고싶다는 묘한 제안을 함께 받았다. 기분이 좋은듯 하다 나쁜듯하다 그 제안은 나를 혼란 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며칠후 엄마는 제안했다. "목표 의식을 갖고 대학원을 가든, 무얼 해내겠다는 마음을 갖고 봉사를 하든 뭘 하면서 좀 쉬어." 앞의 명제와 뒤의 말이 뭔가 맞지 않았고 그 제안을 들은 이후 급격한 스트레스에 쌓였다.

그 순간부터 다시 목이 조여오고 배가 아프고 이명이 들리고 밥이 넘어가질 않고있다. 밖에 나가서 걸어다니는게 너무 숨이 가쁘고 힘이든다.


그래서 시작해보려고 한다. 내 마음에 공감해주기. 조용히 앉아 내 마음과 같이 있어주기.

있는 그대로 내 마음이 진짜 무얼 원하는지 들어주려고 한다. 물론 주변 상황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겠지만 한 번 해보려고 한다.


내가 극도로 싫어하는 자기계발서도 읽어보고 영상도 보고 할 수 있는건 다 해보려고 한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 나에겐 가장 근원적으로 필요한 치료 단계가 마음 공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중일은 나중에 다시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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