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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류작가 강은영 Jun 05. 2022

변화에 저항하는 힘, 관성의 법칙

한국강사신문 칼럼 [강은영의 뇌과학 이야기]

지난 주말, 새벽 4시 반쯤 일어났다가 한 시간 뒤 다시 잠들었다. 새벽 기상이 몸에 익은 후 한 번 일어나면 다시 잠들지 않는데 그날따라 제발 누워달라고 온몸이 아우성을 쳤다. 다시 누워 2시간가량 더 자고 일어났는데도 계속 자고만 싶었다. 점심을 먹은 후 낮잠을 또 자고 나서는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무겁고 맹해진 느낌이 들었다. 잠 귀신이 붙었나 싶은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잠을 너무 많이 잔 날은 어쩐 일인지 종일 자고 싶다. 아침 식사 후 간식을 먹은 날은 종일 주전부리를 달고 산다. 잠이 잠을 부르고 식욕은 식욕을 낳는다. 무언가를 계속하면 왜 그것만 하고 싶어지는 걸까?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 날은 어째서 손가락 하나도 꼼짝하기가 싫은 걸까?

잠이 잠을 부르는 현상에 몰두하다 관성의 법칙을 떠올렸다. 관성의 법칙이란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을 말한다. 뉴턴의 운동 법칙 중 제1 법칙이라는 관성의 법칙이 과연 물체에만 적용될까? 그렇지 않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을 설명할 때도 일리가 있다.


사람이 습관대로 행동하고 쉬이 변하지 않는 이유도 관성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뇌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는데 뇌는 변화를 원하면서도 회피하려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새로운 것을 하려면 기존 회로를 쓸 때보다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하므로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누구나 늘 해오던 습관대로 하던 것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변화의 의지보다 변화에 저항하는 힘이 더 크면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나는 어릴 적부터 고집이 세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한 번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해야 하고 내 뜻대로 안 되면 화가 나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특히 나 자신한테 빡빡하고 엄격하게 굴 때가 많았는데 뇌교육을 접하고 뇌를 잘 쓰려고 노력하면서 점차 유연해지고 있다. 고집대로 밀고 나갈 때는 누구도 못 말릴 정도로 끝까지 직진만 했었는데 이제는 가다가 멈추기도 방향을 틀기도 한다. 변화에 저항하는 힘도 약해져 전보다 쉽게 시작하고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2년 넘도록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습관 형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습관 바꾸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습관을 바꾸기 힘든 이유, 사람이 변하지 않는 이유를 관성의 법칙으로 단순화하여 이해할 수 있다. 수년에서 수십 년 해오던 것은 그만큼 강력한 뇌 회로로 고착되어 자기 상태를 유지하려는 힘, 저항의 힘이 커서 바꾸기가 힘들다. 며칠, 몇 달을 노력해도 안 된다고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


강하면 부러지고 유하면 구부러진다. 물체가 지닌 특성, 과학의 법칙을 통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삶을 이해한다.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는 대나무 같은 면모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자신이 옳다고 굳세게 버티면 급변하는 시대에 도태되고 말 것이다. 이리저리 휘는 고무줄처럼 물색없이 유연한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은영 칼럼니스트는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국가공인 브레인 트레이너이다. 일류두뇌연구소 대표이자 온라인 프로그램 ‘체인지U 스쿨’을 운영 중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발행하는 뇌교육 전문 잡지 『브레인』의 칼럼도 쓰고 있다. 뇌교육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15년 동안 교육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글쓰기, 책쓰기, 습관코칭, 감정코칭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저서로는 『일류두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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