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효주 Sep 11. 2024

대구, 거기 어때?

지속 가능한 대구를 위한 우리의 책!



살아가는 터전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걸까? 공공예술을 통해 이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해피투유팀은 이것을 리싸이클링과 업싸이클링 방식을 통해 실현해 보기로 했다.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활동을 하되 참여하는 시민들의 혼을 담은 작품을 담아낸 새로운 예술이 탄생하도록.


프로젝트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책 만들기 작업을 본격적으로 하는 활동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강의식 + 체험식이었기에 해피투유 팀 멤버들이 활동을 이끄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이제는 시민들의 참여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책 레이아웃 정하기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드는 큰 책과 각자 만드는 작은 책을 만들기 전 작업. 레이아웃 구성을 위해 프린트물을 준비하였다. 먼저 큰 책은 전통적인 고서적 엮기 방식으로 묶을 계획이며 모양이 정사각형에 가깝기 때문에 그에 맞춰 내용을 배치한다. 한 권으로 제작하기 위해 배치와 내용을 시민 멤버들과 같이 결정하였다. 시민들 각자 앞, 뒤 두 페이지의 종이를 받게 되는데 앞면에 자신이 선택한 핫플 제목, 시 해설을 뒷면에는 시를 적기로 했다.


작은 책은 아코디언 북으로 각자가 한 권씩 만들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세로 또는 가로로 길게 시를 적고 남는 공간에 그림이나 색깔을 넣기로 했다. 앞뒤 표지도 각자의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도록 미리 구상해 보았다.




내 대구 핫플 간판 만들기


미리 크게 잘라 둔 박스 위에 내가 고른 핫플을 써 보는 활동이다. 첫 시간에 만들어 둔 천연물감을 활용하여 색을 칠했다. 그림 전문가 요고코드님께서 맡아 진행해 주셨다. 이번에 만든 천연물감은 수채용이므로 물감과 물을 섞어 적당한 농도를 만들어 보았다. 천연물감을 만든 베이스는 똑같지만 색을 내기 위해 첨가한 안료의 성질에 따라 박스 위에서 색상이 잘 나오지 않거나 묽거나 하는 특성을 보였다. 요고코드님은 이에 맞게 덧칠하거나 다른 색 물감을 첨가하여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다. 완성된 작품은 랩실 벽 곳곳에 부착했다.




내지 쓰기 연습


다음으로는 구성한 책의 내용을 내지의 크기에 따라 연습종이에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팀 멤버와 시민 멤버들이 모아 둔 박스나 종이백, 마트 배송봉투 등을 잘라 작품을 하기 위해 글씨체와 크기를 조절해 보았다. 히르꼬님은 지난번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에게 1:1 맞춤식 과외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주셔서 모든 멤버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내 대구 책 만들기


큰 책의 제목부터 정하기로 했다. 대구 추억 다듬기, 대구 사랑, 대구 이야기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고 그중 ‘대구, 여기 어때’라는 제목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쏠렸다. 각자의 대구 이야기를 담은 책이므로 ‘대구, 거기 어때?’로 책의 제목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직접 책 내지에 쓰기에 도전했다. 시민 멤버들은 자신의 책에 들어갈 글씨체를 미리 연습해 오시기도 하고, 내지 사이즈에 맞게 시의 길이를 조절해오시기도 했다. 엄청나게 집중하셔서 각자의 작품 활동에 몰입하셨기에 따로 설명을 더 한다거나 조언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소감 나눔


모든 활동을 마친 후,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흘러가버리면 너무나 아까울 것 같은 피드백을 상자 위에 담아 주시길 부탁드렸다. 시민 멤버들은 각자의 생각을 담뿍 담아 소감문을 작성하시고 또 나눠주셨다. 예술에 집중했던 만큼 정말 고요했기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활동하고 계셨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림이나 캘리, 시를 좋아하셔서 이번 프로젝트를 신청하셨던 분이 많았던 터라 깊은 속내가 너무 궁금했다.


혼자 조용히 활동하는 것을 더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작품을 하는 즐거움을 느끼셨다는 분,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를 쓰고 환경을 위한 책을 만든 것에서 보람을 느끼신 분, 자신의 생각을 많이 말하면서 더욱 즐거우셨다는 분 등 다양한 피드백을 들으며 해피투유 팀이 준비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가시는 시민 멤버들에게 감동했다.


끝으로 해피투유팀 멤버들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 감사하다는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이번에 진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전시회와 오픈 스튜디오 일정도 말씀드리면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렸다.


작업을 하면서 예술이란 것이 단순히 ‘예술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시민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시를 읽고 또 읽으며 감상하고 또 감상하며 자신만의 글씨와 색을 통해 표현해 냈다. 가끔 ‘머리가 아프다’ 라거나 ’ 눈이 빠질 것 같다 ‘며 웃으시며 준비된 간식을 드시는 것에서 얼마나 열정을 가득 담아 활동하고 계신지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잠재된 예술적 감각을 끌어내주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아닐까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전 06화 캘리는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