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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Aug 28. 2024

캘리는 사랑!

온전한 사랑은 자신을 돌보도록 이끈다.




지난주처럼 오늘(8/27)도 좀 많이 흐렸다. 곧 비가 쏟아져도 어색하지 않을 법한 날씨였지만! 오늘은 프로젝트 담당자가 아니라서일까?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포항을 나섰다. 흐흣


'지속 가능한 BOOK 프로젝트' 두 번째 날이다. 주제는 '내가 사랑하는 대구'로 지난주에 지은 시를 캘리로 표현해 보는 시간. 프로젝트 담당은 히르꼬 님이다. 캘리를 10년 넘게 써오신 실력 있는 분으로 캘리 강사도 하시고 벽화, 책, 달력 캘리 디자이너러도 활동하고 계신다. 또 홈스쿨러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책과 함께 예술>이라는 프로그램의 디렉터로 일한 경력도 있으시다. 또한 그전에는 수학학원 강사로 10년의 경력을 쌓아오셨기에 히르꼬님께서 어떻게 오늘의 주제를 펼치실까 무척 기대가 되었다.


수업 준비하느라 여러 차례 수창청춘맨션 해피투유 랩에 방문하셨다는 히르꼬 님. 9시 20분 조금 넘고 도착하셨다고 해서 주차장에 내려가보니 차에서 뭔가 가방들을 많이 꺼내셨다. 랩실에 들어와서 준비해 오신 것들을 꺼내기 시작하시는데! 와우! 예쁜 봉투 안에 든 간식, 참여하시는 시민 멤버들을 향한 예쁜 엽서, 캘리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넣은 프린트물까지! 사랑이 한가득 느껴지는 준비물들을 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오늘 활동하시는 분들 넘 기분 좋을 것 같은데?



about calligraphy


솔직히 2시간은 짧아 연습만 해도 모자랄 것 같지만 히르꼬님은 그래서 오히려 이론 수업을 꽉꽉 채워 준비해 오셨다. 눈대중으로 어림잡아도 대략 10장은 넘을 것 같은 프린트물을 보니 이렇게 준비하시느라 얼마나 고민하고 또 즐거우셨을까 싶었다.


캘리란 무엇인지, 어떨 때 사용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 그냥 글씨 쓰기나 서예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시고 여러 가지 글씨체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알려주셨다. 참여하시는 분들은 조용한 가운데 집중하셨고 진지한 모습으로 프로젝트에 빠져들어 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재미난 도구로 선연습


이어서 제일 먼저 시작한 활동은 평소에 그리기나 글쓰기에 사용하지 않던 재료를 활용하여 선연습 하기. 히르꼬 님은 칫솔, 면봉, 나무젓가락을 봉투에 넣어 키트처럼 만들어 한 세트씩 나눠주셨고, 마트 배송용 봉투에 먹물로 표현해 보도록 하셨다. 나중에 '지속 가능한 BOOK'을 제작할 때 이 봉투를 사용할 예정이므로 미리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진행하셨다.


칫솔과 크라프트지가 만나 사각거리는 소리, 먹물을 머금은 면봉이 지나가는 소리, 나무젓가락이 종이 위를 스치는 소리만이 랩실에 가득 찼다. 선연습도 하고 각 재료의 특성을 살린 글씨체도 연습하며 가끔 웃음이 터질 때를 제외하면 정말 조용한 가운데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화선지, 붓 그리고 시


본격적으로 붓을 들고 캘리에 도전해 볼 차례다! 나도 3개월 정도 캘리기초과정을 들어본 적 있다. 하지만 먹물에 붓을 담그며 배우지는 못해서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프로젝트를 통해 히르꼬 님과 시민멤버들이 하시는 걸 보며 대리만족을 해봤다.


히르꼬 님은 '선연습'의 중요성과 '붓과 친해지기 위한 시간'에 대해 거듭 말씀하시면서 미리 준비된 두 가지 붓을 가지고 선을 먼저 그어보도록 하셨다. 그 이후에는 이론 시간에 배웠던 다양한 선들을 사용하여 자신의 시와 어울리는 글씨체를 만들어보고 시도 써보도록 하셨다.


그리고 계속해서 작품을 구상하고 연습하는 시민 멤버들의 장점을 칭찬하고 더 잘 쓸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다. 그것이 서로에게도 피드백이 되어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실력이 쑥쑥 성장하는 걸 보며 내심 놀라기도 했다.





마무리하며


붓과 먹, 종이에 집중하였기 때문일까? 오늘은 굉장히 조용하고 정숙한 분위기 속에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그러나 참여하신 분들의 내면이 그렇게 고요하지는 않았으리라. 사랑하는 대구의 핫플을 떠올리며 어떤 글씨체를 사용하여 무슨 모양으로 시어를 표현할지 고민하느라 바쁘셨을 것이다.


시를 캘리로 작품화하며 자기와의 세상에 푹 빠지신 시민 멤버들. 마칠 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았기에  히르꼬 님은 '오늘 정시에 마치고 돌아가셔야 할 분이 계신지' 부드럽게 질문하셨다. 모든 분들이 그렇지 않다며 곧바로 다시 캘리 작업에 빠져드시는데....

우와.. 이 놀라운 경지, 무엇?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자기에게로 몰두할 수 있는 걸까? 돌아보니 참여하시는 분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준비하신 엽서나 맛난 간식, 직접 쓴 캘리를 첨부하여 만든 프린트물, 그 모든 부분에 히르꼬 님의 정성과 사랑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렇기에 타인의 시선에게서 자유로워지고 온전히 자기와의 만남을 누릴 수 있었던 건 아닐지.



다음 주 활동을 통해 우리는 또 무엇을 배우게 될까?

무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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