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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Aug 21. 2024

기후 위기에 대한 예술적 대안

해피투유 프로젝트 첫 활동 개시!

시민 예술가들과 만나다!




오늘은 첫 프로젝트날! 오전 10시부터 대구에서 활동이 시작되기에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는데 뭔가 몸이 찌뿌둥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창 밖을 보니 비가 꽤나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날이 흐려서 기분이 꿀꿀했구먼!


감사하게도 이동하는 중에 날이 갰다. 대구도 비가 오면 참여하시는 분들께서 이동하시기 힘들까 걱정했기에 무척 안심이 되었다. 택시를 타고 프로젝트가 있는 수창동으로 go go~!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요고코드 님과 히르꼬 님이 하늘이와 함께 먼저 와서 준비하고 계셨다. 전체적인 청소와 세팅을 지난주에 미리 해주셔서 바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 시민 참여자분들이 도착하셨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미리 준비한 음료를 드시도록 했다. 처음 뵙는 분들도 있고 지인들도 계셔서 어색하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하는 희한한 기분 속에 10시 정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피투유 프로젝트 소개


해피투유랩은 수창청춘맨션 안에 있다. 수창청춘맨션은 가까이에 있는 '대구예술발전소'와 함께 운영되고 있기에 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08년 '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 창작벨트 조성'이라는 정부 사업에 의해 대구 수창동에 있던 연초제조장 건물들이 대구로 기부채납되었고 이후 내부 인테리어와 안전도 검사를 거쳐 지금과 같이 예술을 위한 장소로 탈바꿈하게 되었다고.

왼쪽: 수창청춘맨숀 뒤에 현수막 붙은 곳이 해피투유 랩실, 오른쪽: 해피투유 프로젝트 시작

이런 역사적 설명과 함께 시민들이 예술적 활동을 향유할 수 있도록 수창청춘맨션 안에 랩실을 제공받은 네 개의 예술가 팀 중 하나가 해피투유 팀이라는 것을 말씀드렸다.



자기 소개


먼저 프로젝트 팀 멤버를 소개했다. 화가 요고코드, 캘리그라퍼 히르꼬, 작가 효주까지.


이후 멘트를 준비하시도록 시간을 조금 드리고 나서 시민 멤버와 스텝 순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업하는 동안 서로를 부를 이름이나 애칭, 간단한 소개와 참여하게 된 계기, 기대하는 바를 나누어주셔서 함께 하는 첫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속 가능한 BOOK 프로젝트


아름다운 대구를 나와 자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내가 사랑하는 대구 핫플을 지정하여 시로 표현하고 친환경 물감 및 접착제를 직접 만들어 캘리로 쓰고 예쁘게 꾸며 책으로 제작하는 예술 프로젝트가 바로 지속 가능한 BOOK 프로젝트임을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BOOK 프로젝트 주차별 활동 소개


오늘의 활동


1. ESG라는 큰 흐름과 지속가능한 예술이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면서 '친환경'적인 예술에 관한 컨셉에 도달하기 위해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시민들과 팀은 지속가능한 예술, 공공예술의 지향점에 대해 함께 바라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금 길거나 지루하더라도 경청하시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2. 오늘의 메인 활동은 천연물감을 만드는 것. 지속가능한 '대구'를 위한 '지속되지 않는 BOOK'을 만드는 프로젝트니까!

왼쪽: 물감 베이스 만들기 작업(뜨거운 물+검아라빅+물엿) 중간: 베이스+안료 섞어 물감 만들기 오른쪽: 아교풀(위), 찹쌀풀(아래)

물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색을 내는 안료, 종이와 물감을 붙여주는 고착제, 물감 안의 재료들이 섞이게 해주는 물질과 방부제가 필요하다. 친환경 물감을 만들기 위해 천연 안료, 아카시아 나무 진액으로 만든 검 아라빅, 재료를 섞이도록 하는 물엿, 상하지 않도록 해주는 클로브나무 오일을 준비했다.


아직 서먹하던 분위기는 뜨거운 물에 물엿과 가루형태의 검 아라빅을 녹이면서 서서히 녹아내렸다. 거품기로 착착 착착 스탠볼 안의 재료를 섞는데 빨리 안 섞이자 자연스럽에 입이 열리고 웃음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 유리판 위에서 베이스와 안료를 섞을 때 너무 조용해져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함께 나눠주시길 부탁드렸다. 미끄럽다, 날카롭다, 서걱거린다는 촉각적 느낌과 클로브 오일 향에서 치과 냄새를 떠올리는 후각적 감각까지 해피투유 랩에 가득한 감성들이 나눠지니 랩실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가득 차올랐다.


3. 물감을 다 만든 후에는 조상들이 사용하던 아교풀과 찹쌀풀을 만들어 보았다. 아교풀은 물에 불린 막대아교를 중탕해서, 찹쌀풀은 물 한 컵에 찹쌀 2스푼을 녹여 만들었다. 아교는 합성수지가 나오기 전까지 근대사회까지 주로 통용되던 접착재료이고, 찹쌀풀은 만리장성을 쌓을 때에도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접착성이 강한 천연 접착제라고 한다.


4. '시'의 형식으로 쓰는 것이 참여하시는 분들의 대구 사랑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줄글 대신 운문을 선택했다. 내가 지은 시를 감상하면서 자신의 표현 스타일을 찾아보고 어떻게 시를 쓰는지 함께 고민해보았다.


그 후 직접 시 쓰기에 들어갔다. 자신의 핫플 하나를 정하고 시로 표현해보았다. 다른 분들의 시를 듣고 감상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너무나 곱고 아름다운 시를 들으며 모두 서로를 시인이라며 칭찬했다.


대구의 명소들을 배경으로 창작된 시를 감상하는 일은 매우 신기한 효과가 있었다. 눈에 보이듯이 그려지기도 하고 바로 그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모든 멤버들의 대구 사랑이 비유를 통해 모든 이의 가슴에 스며들었기 때문이겠지.



마무리하며


마칠 시간이 되어 활동을 전반적으로 정리하면서 소감을 한 마디씩 부탁드렸다. 다양한 나이대 분들과 교감하며 활동하게 되어 좋았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활동할 수 있어서 좋았다, 너무 좋은 프로그램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 더 많이 홍보가 되면 좋겠다, 시가 써지는 것이 신기하다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피드백을 많이 주셨다.


프로젝트 중간중간 염려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을 아끼는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팀 멤버와 시민 멤버, 스텝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활동을 마치고 돌아와 글을 쓰다 보니 '어제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이 예술가셨네'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묘해졌다. 앞에 나와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지만 오히려 내가 더 많이 얻어가는 것 같은 이 기분, 바로 공공예술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매력이자 능력이겠지?


다음 주 활동은 또 어떻게 펼쳐질까?

너무너무 기대된다~!



해피투유 프로젝트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눌러보세요!

아직도 활동신청 받고 있답니다^^


해피투유 인스타그램

해피투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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