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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아빠 Nov 11. 2024

말랑말랑한 너의 멘탈을 어쩔꼬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아이 성격이 명랑하고 붙임성도 좋은데 좀 많이 유하고 멘탈이 단단하지 않은 것 같아 고민이에요.

유치원에서 성가실 정도로 아이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어서 또 그런 일 있으면 선생님께 말을 하라고 알려줬는데 또 그런 일이 발생해서 아이가 선생님에게 말했고 그 친구는 선생님께 가벼운 훈육을 들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놀랬는지 울기 시작했고 아이는 놀라서 다시는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친구가 울어서 너무 놀랐다네요.


그리고 저랑 남편이 조금만 큰소리로 이야기해도(싸우는 거 아닌 상황)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화내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한번은 진지하게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아이는 자기 눈 앞에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면(본인 생각에) 너무 불안하고 울고 싶대요.


멘탈이 너무 약한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아이가 너무 주변 반응,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특성이 괜찮을지 여러가지 고민이 되신 것 같아요.


우선 아이가 기질적으로 사람이나 관계, 승인, 칭찬, 격려 등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사회적 민감성이라는 명칭으로 이야기하는데요.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아이의 경우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친밀하게 잘 지내고자 노력하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행동도 빈번하게 합니다. 그러는 이유는 타인과의 관계, 승인, 분위기 등이 아이에게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일도 아닌데, 다른 친구끼리의 이슈로 영향 받는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으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아이는 자기 자신에게 처한 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영향을 받아 긴장이 될 수 있어요.


이러한 특성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세밀하게 살피고 관찰하며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가기 위한 민감함과 센스도 가지고 있어요. 더불어 따뜻하고 세밀한 덕분에 사회성도 좋고 어디를 가든지 잘 어울려 적응하며 두루두루 잘 지내는 이점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의 특성을 너무 단점으로만 보거나 혹은 고쳐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이는 그렇게 느낄 수 있구나' '다른 사람끼리의 일도 세밀히 살피고 긴장감을 느낄 수 있구나'라고 이해해주시는 것부터 시작해주시면 좋습니다.


더불어 아이에게 적절히 잘 개입하여 도움을 주시는 것은 필요해요. 예를 들어 "친구들이 싸워서 불편할 수 있어"라고 먼저 인정과 공감을 해주시되, 그럴 때 할 마음을 진정하거나 다른 것으로 집중을 전환할 수 있는 대안을 알려주시면 좋아요. 


"자꾸 친구들을 신경쓰면 마음이 불편하니, 그럴 때는 자리를 옮기는 것도 좋아"

"다른 친구한테 가서 같이 놀자고 얘기해보는 것도 괜찮아" 


이와 같이 교실에서 쓸 수 있는 대안을 알려주세요.


정리해보면, 아이가 느끼는 느낌과 감정은 없어져야 할 것, 잘 못 된 것은 아닙니다. 그대로를 인정해주시되 대신 불편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전환시키면 좋을지 고민하며 마음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개선해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활용해보는 것이 좋아요.


왜냐하면 아이는 그러한 사회 분위기와 상황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마주하며 살아야하는데 긴장으로 인해 압도되고 불편해하기보다는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나름 잘 견뎌내 볼 수 있는 해결방법을 배워가도록 도와주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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