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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틈 Jul 15. 2023

굶으면 빠질 거란 흔한 착각

여름 다이어트 할 사람? 저염!


"나 오늘부터 굶을 거야."

"... 얼마나 가려나?"

"아냐, 이번엔 진짜 할 거야!"


글쎄, 말하는 나도 자신이 없다.

그래도 여름이라는 계절에 대한 예의 상 겨우내 찌운 살을 좀 빼줘야 한다. 안 그랬다간 덥고 습한 날씨 내 몸에  대신 육수가 쭉쭉 빠질 지경이었다.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여자에겐 다이어트가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요즘 때가 어느 때인데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가 싶지만 이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온다. 여자 나이 40이 넘으면 호르몬 변화에 의해 1년에 2Kg씩 찐다고 한다. 즉, 매년 2Kg의 다이어트를 해야 체중이 유지된다는 뜻. 쉽게 말해서 평생 다이어트를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벼락치기 다이어트에는 1일 1식이 제격이. 하지만 식욕을 참지 못해 폭식을 하고 요요가 올 수 있는 위험 부담이 크다. 수익률이 높으면 위험성이 높은 투자상품과 닮았달까. 다이어트 중  끼 굶으면 여름밤에 폭식을 일삼는 악순환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아는 흔한 다이어트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먹는 것에 후해지되 운동을 죽도록 하거나 굶다시피 지내되 운동을 멀리하거나. 이 모든 방법이 생명 유지에 반하는 행위라는 것을 내 몸뚱이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한 끼만 굶어도 다음 끼니에 식사량은 나도 모르게 두 배가 되어있었다. (정말 몰랐을까 하는 것은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운동을 미친 듯이 하고 온 날이면 비 오는 날 마냥 무릎이 뻐근했고 아기띠를 앞뒤로 맨 것 마냥 천근만근이었다. "애 엄마"에게는 맞지 않는 스파르타 다이어트법이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만족스러운 양으로 배를 채우는 동시에 건강한 식단과 가벼운 운동. 다이어트 이론서에 나올 법한 이상적이면서 비현실적이지만 나에게 맞는 그런 방법 말이다. 해법은 바로 "저염"이다!


저염은 말 그대로 염분 적은 것을 말한다. 음식의 맛을 내려면 염분 즉, 소금을 넣어야 한다. 적절한 염도는 음식의 맛을 내고 체내 전해질 역할을 해내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적당" 넣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맛을 내기 위한 지나친 가염은  체액량을 늘게 하고 이로 인해 혈압이 높아진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입은 건강한 음식과 멀어진다. 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1. 다이어트의 기본, 채소류

여름날 싱싱한 야채들은 다이어트를 위한 선물이다. 물에 닿은 야채는 쉽게 무르지만 미리 씻되 물기를 잘 털어내고 보관용기에 키친타월(혹은 다회용 행주)을 깔아 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시나 야채가 상할까 걱정된다면 아예 약간의 기름을 둘러 채 썬 야채를 볶아 다른 음식에 곁들여 먹으면 좋다. 특히, 애호박 양파 볶음은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혹시 김치가 생각난다면 시중에 나트륨 함량이 적은 아기 김치를 이용하자.

소고기숙주버섯볶음(후추) & 싱싱한 야채 그리고 뽀로로 깍두기


2. 근력유지를 위한 단백질

단백질 하면 고기부터 생각하기 마련이다. 더운 여름날 무리인 줄은 알지만 웬만하면 삶아 먹자. 수육말이다. 기름기를 쫙 빼고 담백한 살코기만 적절량을 먹는다. 고기는 동물성 단백질이지만 건강한 식물성 단백질도 관심 갖자. 콩나물, 두부 또한 훌륭한 단백질 반찬이 된다. 요거트, 견과류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을 이용해 간식을 먹으면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를 비교적 덜 받으며 심심한 입을 달랠 수 있다.


3. 지방도 3대 영상소 중 하나라고!

살을 빼자면 지방을 쫙쫙 빼줘야 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샐러드에 올리브유나 쌀국수에 들기름 등 내 몸에 좋은 기름을 챙겨 먹도록 하자.


4. 포만감 유지를 위한 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위해 무조건 탄수화물을 배제하는 것은 위험하다.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포만감을 유지해 만족스러운 식후의 기분을 내주는 탄수화물 또한 섭취해야 한다. 물론 가공된 밀가루를 끊는 것이 좋다. 하지만 K-빵순이, 빵돌이는 너무 좌절하지 말자. 통밀이나 쌀로 만든 식품을 적절량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크다. 비 오는 날은 소면 대신 현미면이나 쌀국수 면으로 잔치국수 해 먹는 것은 어떨까?

쌀국수 야채볶음과 찐 만두


5. 그래도 간 안 하면 먹기 힘든 그대를 위해

가염 하지 않은 음식은 나도 처음에 힘들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게 되었다. 그래도 시작부터 세게 하면 유지가 힘들다. 아예 가염을 하지 않고 케첩, 칠리소스, 저염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쌈장, 와사비, 마늘을 1:1:1 비율로 섞으면 쌈채소에 찍어먹을 저염 쌈장 완성이다. 반찬에 양념을 원한다면 고추장보다는 고춧가루와 베트남 고추로 매운맛을 내고, 소금보단 후추, 샐러드드레싱으로는 발사믹과 올리브유, 간장보다는 굴소스 약간이면 먹을 만한 맛을 낼 수 있다. 이렇게 시작해 차츰 가염 하는 양을 줄여가면 분명 성공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빵기를 구매해 소금과 설탕을 빼고 저염 버터를 이용해 식빵을 만들어 먹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허기질 때 하나씩 꺼내 먹기 좋다. 토스트 해서 잼 발라 먹으면 열 디저트 부럽지 않다.


자투리 야채들 손질해서 한 번에 볶아두고 끼니마다 꺼내먹는다. 혼자 먹는 점심 차리기 귀찮다고 라면 먹기 일쑤인데 이렇게 미리 준비해 두면 라면보다 더 편하다. 한 그릇에 밥, 야채반찬, 단백질이 다 들어가니 설거지를 미뤄도 걱정 없다.

볶은 야채, 연어구이, 아삭한 오이

 

처음부터 이렇게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 버린 채소와 양념류도 많다. 하지만 저학년인 이들의 빠른 하교 전 라면 말고 간단하면서 든든한 한 끼를 먹어야 저녁까지 별 다른 군것질 없이 생활이 가능했다. 건강하고 든든한 한 끼지만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니 개인적인 만족감이 크다. 자존감이 높아진다.


망설여진다면 아래 세 가지부터 시작하자. 그럼 여러분의 다이어트를 응원한다!!! (나도!!!)

준비물 : 전날 먹고 남은 찬 밥 한 그릇, 자투리 채소, 단백질류 반찬 한 가지

1. 냉장고 자투리 채소를 채 썬다. 기름을 넉넉히 둘러 볶는다. 취향에 따라 마늘, 고추, 후추 등과 함께 볶아도 좋다.

2. 닭가슴살 등의 살코기는 삶아 먹기 좋게 썰어둔다. 계란이 있으면 프라이나 스크램블도 좋다.  

3. 찬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방금 지은 밥 코스프레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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