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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틈 Jan 01. 2024

2024 ONE WORD "다시" (Again)

아주 작은 성공을 위해!


연말이면 어김없이 1년을 마무리하는 시상식이 열린다.

저마다 트로피 아니면 꽃다발이라도 들고 자신만의 무대를 식한다.

만약 무대 선다면 무슨 말을 할 수 .

아니, 무대에 설 수나 있을까.

그저 남들의 빛나는 모습을 보고 있지 않을까.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은 진심이지만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축하 박수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워킹맘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몸과 마음이 가뿐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변화된 점이라면 크게 두 가지 있다.


첫째, 죄책감 3종 세트에서 벗어났다.

직장에서 업무에 온 마음을 쏟지 못하는 미안함.

아픈 몸을 쉬지 못하고 손주들을 봐주러 오는 친정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

아이들을 온전히 챙기지 못하는 미안함.

죄책감 3종 세트를 벗어버리고 나니 새로 생긴 미안함이 있다.

바로, 남편에게 온전히 경제적 책임을 떠 넘기게 된 것.


둘째, 여유로운 오전시간이 생겼다.

전쟁같은 등교준비 시간이 끝나면 집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다.

이제 좀 시작해볼까 하고 그간 미뤄둔 집안일을 휘적휘적 하다보면 엉덩이 붙이기가 무섭게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 나 학교 끝났어!"

설상가상으로 집안일을 좀 해두면 저녁시간을 수월하게 넘길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서툰 요리솜씨와 느린 손에 묻히곤 했다.

 


그렇다, 지금의 문제가 없어진 자리에는 또 다른 문제가 싹 트고 있었다. 

없는 시간을 쪼개어 만든 아이들을 위한 시간, 나만의 루틴 그리고 목돈 통장.

이 모든 것들이 무너져 버렸다.  

다이어트 후 급속도로 찾아오는 요요현상 마냥 그간 쌓아 온 중요한 것들이 뿔뿔히 흩어져 버렸다.

퇴직 후 가벼워진 몸과 마음은 무력감으로 한 없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나의 책임을 다 하려 한다. 

집안일, 육아 시간과 자기계발 시간을 철저하게 분리한다. 

자기계발 시간은 운동, 독서, 글쓰기가 메인이다. 

벌지 못하지 아끼고 불리는 것으로 목돈 통장을 채운다. 


2023년, 잘한 것 하나 없는 한 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2024년, 이대로 무너질 내가 아니다. 

재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 속 빨갛게 빛나는 RESET 버튼을 꾹 눌렀다.

무너진 것은 "다시" 쌓을 것이다.

흩어진 퍼즐조각은 "다시" 제자리로 옮겨 놓을 것이다.


아주 작은 성공을 해 "다시" 시작할 것이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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