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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틈 Nov 07. 2024

<정년이>로 보는 <공정하다는 착각>

그들의 왜 재능보다 노력을 택했을까


드라마 <정년이>가 8부까지 방영되었다.

총 12부작,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국극"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1950년대 후반 한국전쟁 후 망 속에서도

여성 국극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 시대의 왕자와 공주를 꿈꾸는 여성들이

국극에 뛰어들면서 꿈을 좇아

""를 토하는 노력을 하는 이야기이다.

(8화 마지막 부분을 참고해 주세요.)




얼마 전 <10대를 위한 공정한 착각>을 읽었다.

성인용 원본은 대출 중이라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빌렸는데 청소년용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다름 아닌 재능과 노력.

선천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그것이 없는 사람과

과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었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드라마 <정년이>가 방영되었다.


드라마 주인공 윤정년.

그녀는 채공선이라는 명창의 딸이지만

어머니의 과거를 모르고 소리 하나에 이끌려

목포에서 서울로 올라와 "매란 국극단"에 입단한다.


라이벌 허영서.

최고의 소프라노 성악가 어머니와 언니의

그늘에 가려있지만 만만치 않은 소리와 연기의 소유자.

겉으로는 차갑지만 실제로는 속 깊은 성격의 인물이다.



윤정년, 허영서.

두 주인공 모두 부모의 뛰어난 유전자를 이어받은

그야말로 선천적 재능의 소유자이다.

이들이 다른 연습생들과 같은 무대를 위한 오디션을 본다면 그것이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둘은 그런 건 크게 안중에 없는 눈치다. 오히려 천재적 소리꾼이라는 DNA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지금의 유명세가 자신의 실력이 아닌 부모의 딸이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부모를 등지고 가는 내가 아닌

스스로 일어서서 진짜 나로서 살아가는 곳이기에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정년과 영서는 마지막으로 연습실 불을 끄고 나오는 연습생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둘 사이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경쟁자인 동시에 그들의 잠재력이 동굴로 숨어들 때 모진 말로 서로를 깨워주는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이 모습이 다른 연습생들에게 긍정적 자극을 주기도 한다.

"주란"은 소심한 인물이었지만 큰 꿈을 가지고 연습이 매진하는 정년을 통해 자신도 준주연급 오디션에 참가.

결과는 보란 듯이 합격!

파트너 허영서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처음에 정년을 달가워하지 않던 "초록"도 우연히 파트너가 되어 오디션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한 층 더 성장한 소리꾼이 되어간다.



극 중에서 주인공을 둘러싼 다른 연습생들은 이 둘의 재능을 선망 혹은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는 살짝 다른 부분에서 질투를 하련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동시에 서로의 잠재력을 알아봐 주고 일깨워주는 선의의 경쟁자가 코 앞에 있는 행운을 가진 점을 말이다.


평생 살면서 이런 귀한 경험과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




사진출처 : <정년이>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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