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메뉴 추천해줘." 평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사람들은 이제 AI 검색을 사용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구글(미국 사람들)이나 네이버(한국사람들)에 '점심 메뉴 추천'을 검색해서 수많은 블로그 링크를 뒤져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AI는 내 위치, 시간, 날씨, 심지어 식당 리뷰까지 고려해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더 이상 여러 링크를 클릭하며 정보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2024년 검색 시장이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OpenAI가 ChatGPT에 Associated Press, Financial Times, Reuters 등 주요 미디어와 협력한 실시간 검색 기능을 탑재하면서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 검색이 단순한 링크 나열이 아닌, 사용자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1998년 구글 창립 이후 가장 혁신적인 검색 방식의 변화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통적인 검색 엔진의 존재 이유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구글 제국의 위기
"구글이 배라면, 지금은 빙산과 충돌하기 직전의 타이타닉과 같다"는 WSJ의 비유는 현재 상황을 정확히 보여준다. 실제로 구글의 핵심 사업이 전방위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사람들이 점점 AI를 통해 답을 찾고, 젊은 세대는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며, 검색 결과의 품질은 AI 생성 콘텐츠로 인해 저하되고 있다. eMarketer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구글의 미국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틱톡의 부상이 심각한데, 앱 실행 30초 내 23%의 사용자가 검색을 시도하며, 일일 검색량이 30억 건을 돌파했다.
AI 검색의 새로운 강자들
새로운 AI 검색 시장에서는 신흥 강자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가 초기에 7,400만 달러를 투자한 Perplexity는 24년 11월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90억 달러에 육박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불과 2022년에 8월에 설립된 이 회사가 24년 1분기에 이미 월 1,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Arc Search는 한발 더 나아가 AI가 웹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읽고 요약해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링크의 나열'이 아닌 '직접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새로운 검색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Perplexity의 CEO 스리니바스는 '10개의 파란 링크가 필요 없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직접적인 답변'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5606ㅊ
웹 생태계의 대혼란
AI 검색의 부상은 전체 웹 생태계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Atlantic지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의 AI 검색 도입 시 자사 트래픽의 75%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부분의 미디어 기업이 전체 트래픽의 40%를 구글 검색에 의존하고 있어 이는 존폐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광고 판매 기업 Raptive는 구글의 AI 검색 기능이 전면 도입될 경우, 퍼블리셔들의 수익이 연간 2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의 웹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 생태계의 붕괴 위험
AI 검색의 확산은 인터넷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개발자들의 지식 공유 플랫폼 Stack Overflow는 GPT-4 출시 직후인 2023년 4월에 트래픽이 14% 감소했으며, 같은 해 10월 28%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AI 학습에 사용된 콘텐츠의 저작권 분쟁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Microsoft와 Open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는 AI 검색이 가져올 법적 분쟁의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흥미로운 것은 Reddit과 같은 플랫폼이다. Reddit과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Reddit은 AI가 진정한 커뮤니티와 인간적 연결을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웹사이트들의 AI 시대 대응과 딜레마
웹사이트들은 AI의 무분별한 콘텐츠 활용을 막기 위해 AI 크롤링 차단 코드를 삽입하는 등의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다. 구글 검색엔진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크롤링을 허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구글의 AI 검색 도입이 가져올 영향이다. 검색엔진 최적화 기업 Authoritas의 연구에 따르면, 구글의 AI 답변 기능은 기존 웹사이트들의 검색 순위와 트래픽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광고 플랫폼 Skai의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 검색 결과의 광고 클릭률이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이는 구글의 AI 기반 요약 기능이 검색 결과를 직접 보여주면서, 사용자들이 스폰서 링크를 클릭하거나 광고가 있는 페이지 하단까지 스크롤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웹의 미래와 새로운 도전
하버드 경영대학의 데이비드 요피(David Yoffie) 교수는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압도적으로 우수한 제품이 아니면 사람들의 검색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구글도 이러한 사용자 관성을 믿고 있지만, 동시에 변화의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2023년 5월부터 'Search Generative Experience'라는 AI 검색 기능을 약 1,000만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능은 자연어로 된 질문에 대해 여러 웹사이트의 정보를 종합하여 요약된 답변을 제공한다. 초기에는 링크 없이 답변만 제공했으나,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여 인라인 링크를 추가하고 답변 확장 기능을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펜실베니아 대학 워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는 이러한 점진적 변화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본다.
그는 '검색 엔진을 통한 정보 검색이 새로운 AI 언어 모델 기반 시스템으로 거의 완전히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AI 검색이 가져올 변화의 깊이와 속도는 기존의 예측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검색 시장의 미래
한국 시장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유튜브가 네이버와 카카오를 이미 넘어섰다.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는 쿠팡, 릴스, 틱톡의 공습으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AI 검색이라는 쓰나미가 몰아치고 있는 중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에 접목하고, 카카오는 KoGPT를 활용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OpenAI, Microsoft, Google과 같은 글로벌 AI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은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이들이 변화하는 지형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투자 관점의 시사점과 전망
1.AI 검색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2024년 초 AI 검색 관련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2.미디어/콘텐츠 기업들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
특히 구독 모델과 AI 라이선싱의 결합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3.광고 시장의 지형 변화로 인해 기업들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 재수립이 불가피하다.
특히 AI 검색 최적화(AEO: AI Engine Optimization)가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4.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이 생존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제 검색은 링크의 나열이 아닌, AI와의 대화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기존 웹 생태계의 붕괴라는 부작용도 동반한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AI 공룡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력 확보와 함께 현지화 전략,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다. 결국 이 변화의 시대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AI 기술력과 함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이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