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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자이너 Feb 25. 2023

튀르키예에 관한 포스팅

튀르키예(Türkiye)가 내게 주는 의미


튀르키예는 내가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다.

국호가 바뀌기 전 '터키'에 관한 추억은 친구들과 함께 떠났던 여행으로 시작해

세계 일주할 때 홀로 한 배낭여행,

인솔자가 되어 그룹 투어 출장을 다니며 겹겹이 쌓여 소복해졌다.


더불어 대륙을 잇는 관문인 이스탄불을 경유하는 횟수도 많았는데

아타튀르크 공항의 마지막과

지금의 신공항 이스탄불 국제공항의 시작을 함께 하며

당시 잦았던 지연 때문에 남은 애증 섞인 느낌들까지도 기억난다.

Sagol Abi!

내게 튀르키예인들에 대한 인상은 늘 친절했으며

한국 사람들을 유독 좋아했다.

'형제의 나라'라는 프레임이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겪은 감정보다 끈끈한 '정'을 느꼈다.


인솔자 업무를 하며 마주친 많은 튀르키예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으며,

몇 마디 배운 터키어로 '싸올 아비! (고마워요, 형님!)'라고 말할 때마다

그들은 늘 환하게 웃어주며 잘 챙겨주곤 했다.

어느덧 여행과는 거리감이 생기고 다른 직무에 집중하는 삶을 살다가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 소식을 접했다.


처음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지만

뉴스를 통해 점차 피해 상황이 심각하며

복구에 큰 어려움이 있단 걸 알았고 지원금 모금 소식 또한 접하게 되었다.


형제의 나라를 위해 그리고 튀르키예에서 만들었던 소중한 기억들을 위해

내가 그들을 도울 수만 있다면 훗날 그 도움이 그들에게 감사함으로 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침 출근길 뉴스에서 접했는데 한국-튀르키예 친선협회

1999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에도 모금을 전달해

튀르키예인들이 많이 감사해했다고 한다.


우리의 작은 도움이 모여 그들에게 큰 힘이 된다.

지난 퇴근길 앞서가던 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와 충돌했다.

그저 일상적이기만 했던 통근길, 그 장소에서

'만약 내가 오늘 죽거나 크게 다쳤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무서워하지만, 도처에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도

'내게 있어 죽음은 아직 먼 사건'이라는 식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린다고 한다.



하이데거는 죽음은 언제든지 우리를 찾아올 수 있는, '임박해 있는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내가 오늘 퇴근하며 교통사고로 죽거나 불구가 될 수 있다.

혹은 갑자기 찾아온 질환으로 쓰러져 세상과 이별할 수도 있다.



이번 대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허망히 사망했고 튀르키예 국민 1/6 이 집을 잃었으며,

도시의 전기와 가스 등 모든 인프라가 끊겨 생존자들은 겨울의 한파 속에서

가족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지 않은 시리아는 지원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튀르키예의 회복의 시간은 더디 흐르겠지만 슬픔을 나눌 때 조금은 앞당겨지길 바란다.



또한 지진 피해를 입은 모든 국가의 유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애도와 깊은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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