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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Jun 02. 2024

말 생산자에게 전하는 월간 말톡 5월호

망아지 설사

말 생산농가에 ‘말톡(Horse Talk)’이라는 편지를 매달 띄우게 되었다. 이제 막 태어나서 한참 어린 망아지를 키우느라 바쁜 농가에게 5월의 ‘말톡’은 설사하는 망아지에 대해서 농가에서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출처 : https://www.wikihow.pet/Care-for-a-Foal


설사인데 죽을 수도 있다고?


태어난 직후부터 6개월령까지의 망아지에게 설사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다. 갓 태어난 망아지부터 6개월령이 될 때까지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설사의 원인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만 추려 보았다.


신생 망아지 감염성 설사 (1 주령 이내)


신생망아지는 감염성 설사인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주로 심한 설사와 고열, 침울, 산통 증상, 젖을 먹지 않는 증세를 보이게 된다. 이 시기의 흔한 감염원은 세균 (Clostridial spp, Salmonella spp, E. coli), 바이러스 (Rotavirus, Coronavirus)가 있다. 감염원에 따라 물처럼 쏘는 설사, 피설사, 냄새나는 설사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때로는 감염원이 몸 안의 다른 곳까지 침투하여, 감염성 관절염이나 장기의 감염, 전신 패혈증이 동반되어 폐사에 이를 수도 있다.


생후 1 주령 전후의 망아지는 하루 종일 젖을 먹는 것처럼 보인다. 정확하게는 어미젖을 시간당 약 4회, 하루에 최대 100회 이상 정도 젖을 먹는다. 한 번에 젖을 먹을 때는 30~40초간 젖을 빨고, 한 번에 50~60ml를 들이켠다.


그러니 이 시기에 설사를 하며 젖을 먹지 않는다면, 설사로 인한 수분 유실량도 많은데 입으로 들어가는 보충량도 부족하므로 수분과 영양분이 절대 부족하다. 따라서 적절한 수액 요법으로 저혈량성 쇼크가 생기지 않도록 탈수와 전해질 균형을 이루도록 교정 치료해야 한다. 또한 광범위 항생제와 장벽 보호제, 궤양 예방약, 혈장 요법 등의 집중적인 내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발정 설사 (5~15일 이내)


망아지 발정 설사는 생후 5~15일 사이에 생기게 되며, 갓 태어난 망아지가 장내 세균총의 변화로 인해서 생기게 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출산 후 어미말의 첫 발정 시기 즈음에 설사를 한다고 하여 망아지 발정 설사 (Foal Heat)라는 별칭이 붙여져 있다. 설사 이외에는 젖을 잘 먹고 기본 활력에 특이사항이 없으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생산농가에서는 대개 망아지 발정 설사를 이미 잘 숙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설사가 보이는 경우 체온 체크 및 수유 상태 확인 등 보다 면밀한 망아지 컨디션을 관찰해서 다른 질환이 아닌지 재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장애, 유당불내증


어미말이 아프거나 사망한 경우 고아 망아지가 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미말과 일찍 분리되어 분유로 키우거나 사료를 일찍 섭취하게 된다. 이때에 상대적으로 식이장애성 설사를 할 수 있다.


사람도 우유를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망아지도 젖을 소화하는 효소 (Lactase)가 없는 유당불내증인 경우에는 정상 어미젖을 먹어도 설사할 수 있다. 또는 감염성 설사 (Rotavirus, Clostridium spp.)가 한차례 지나간 후 감염원에 의해 내장의 안쪽에 존재하는 융모 끝 세포가 손상되어서 2차적으로 lactase 결핍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의심되는 망아지에게는 락타아제 보충이 필요하다.


설사 예방과 마사 관리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설사하는 동물의 격리가 가장 중요하다. 감염성 설사일 경우에 분변 등에 존재하는 감염원이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설사 망아지와 접촉하는 사람은 별도의 부츠, 옷, 1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알콜성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해야 한다. 또한 마방 앞에 소독 발판을 넣어서 신발 바닥을 항상 소독해야 한다.


또한 출산 마사의 위생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감염원이 소독으로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마분을 최대한 자주 치우고 소독제로 마방 전체 청소를 자주 하면면서 감염체의 전파 확률을 줄일 수는 있다. 소독제로는 염소계 소독제와 페놀계 소독제가 있으며 광범위한 살균 활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설사하는 망아지의 엉덩이는 계속 깨끗하게 해 주고, 피부가 헐어서 피부병이 생기지 않도록 바셀린 같은 연고를 발라줘야 한다.



출처: https://www.bing.com/  생성형 이미지
기억할 것 세 가지


봄여름 시즌에 망아지가 설사하는 경우는 농가에서 심심치 않게 보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망아지의 감염성 설사에 대한 치료 관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며, 집중 치료에도 불구하고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경우 예후가 불량하다.  


하지만 감염원은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으며, 안타깝게도 약제가 감염원을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농가에서 감염 예방을 위해 꼭 기억할 것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한다면 ‘격리’와 ‘소독’, 그리고 ‘조기 진단과 치료’라고 요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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