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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d A Bio Oct 18. 2021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배우

'페르소나(Persona)'

사람은 누구나 외면적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자기만의 모습이 있다. 나는 그것이 일상생활 속 가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나 일상생활에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라는 말은 나에게 정말 큰 고민거리이자 풀지 못하는 숙제였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경제적으로 크게 부족함은 없었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의 많은 기대와 바람으로 많은 학원과 학업을 이어나갔다. 그런 과정에서 난 한 번도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걸 해본 적도, 할 수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러한 생활에 있어서 나에게 유일한 낙은 주위 사람들을 재밌고 웃기게 해서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렇게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뭐든 열심히 하다 보니 학업이나 대인관계가 정말 괜찮은 편이었다.


초등학교를 보내고 중학교를 가던 과정에서 나는 하나의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때가 처음으로 내가 ‘나 자신이 아닌 부모님이 원하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보내면서 주변에서는 나를 밝고 재밌고 쾌활한 사람이라고 한다. 나랑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칭찬도 종종 들어봤던 거 같다. 그런데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밝고 유쾌하게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집에 오면 사실 힘이 빠질 때도 정말 많았다. 그래서 방 안에 그냥 혼자 누워 있는 게 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난 나의 실제 성격은 생각보다 말이 없고 밝지 않은데 ‘밝고 재밌고 쾌활한 가면’을 쓰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의 가면을 좋아하기에 가면 속의 내 실제 모습을 들키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를 이제 좋아하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항상 가면을 쓰고 살아왔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 속에서 나는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왔었다.


‘어느 자리에 가든지 그 자리에 어울리는 가면만을 써야 한다 ‘라는 나의 생각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사람마다 다른 생각과 방식이 있기에 나의 생각들이 무조건 맞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 보려고 한다.


때와 장소에 따라 맞는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적절한 상황에 맞추어 나를 바꾸는 가면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성숙한 인간이라는 뜻이라고. 혼자 있을 때 조용한 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재밌고 활발한 나 이 모든 것이 가면이 아닌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지금보다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어쩌면 사람들은 대부분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배우인지도 모른다.


2021.10.18 Moon Sun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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