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그게 참 안되요. 이게 자아라고 생각하는 거죠
고전평론가 <고미숙 글쓰기 특강> 풀어쓰기 1부
내 인생의 롤모델, 특강 정리한 걸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슬럼프 올 때마다 읽자. 글방에 자신있게 써서 가자!
"교육에 그 과정이 없어요. 대학 졸업할 때까지 그걸 배웠어야 해요. 학벌도 좋고 공부도 잘했어. 글쓰기가 바로 된다고 생각해요. 써보면 안되죠. 논리가 뒤죽박죽이야. 이걸 남에게 보이는게 너무 두렵죠. 내 논리가 뒤죽박죽이라는 걸 보이는게 싫어서 기필코 쓰지 않아요. 학벌이 높을수록 글을 못써요. 저도 대학원가서 10년동안 배웠어요. 글쓰기는 다른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 그래서 배워야 합니다. (중략)"
"가장 큰 장애물은 두려움. 나의 내면의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 이게 가장 크죠. 저는 바닥에서 시작했으니까 유리했죠. 특별히 가릴게 없었거든요. 너무 밑바닥이어서. 그렇게 시작하세요. 그게 뭐라고. 요리를 배운다고 해도 재료부터, 다듬는것부터 배우잖아요. 그게 창피합니까? 못한다고 욕먹으면, 못하니까 그것부터 배우는 거고 그때 지적해주는게 감사한거죠. 글쓰기가 그게 참 안되요. 이게 자아라고 생각하는 거죠."
"잘 못 알아먹겠는데요. 이거 앞뒤가 안맞잖아요." 이 말을 정말 못견디십니다. 이걸 지적해야 고치지 않겠어요? 대충 잘썼다는 이야기가 듣고 싶은거에요?(중략) 글쓰기는 상호작용을 해야 됩니다. 내가 못써서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하나도 줄게 없어요. 내가 못써서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저분은 학벌도 지위도 높은데 이것밖에 못쓰네? 용기를 얻죠, 그게 공덕을 쌓게 되는거죠.(웃음) 아쫌 이렇게 하면 안되겠습니까?"
"저는 지금까지의 학연 지연을 다 끊었어요. 어딜가도 친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우정이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신뢰를 주니까 내가 있는 공간에 초청을 하니까 기꺼이 오죠. 마음을 다해 배우는 것, 그것이 친구를 만드는 힘이에요. 그리고 온 사람에게 밥을 정성껏 대접했어요. 맛있는걸로. (...)"
"공동체는 친구는 새로 만나는 곳이면서 계속 헤어지는 곳이에요. 헤어짐을 두려워마세요. 만남과 헤어짐이 이렇게 이어지는게 우정의 파노라마지. 오래된 친구, 결코 좋은게 아닙니다. 익숙한 틀에 박혀서 서로를 절대 변화시키지 못하는게 오래된 친구에요."
"감이당은 2060이 가장 친한 친구들이에요. 20대 청년 자기들끼리는 경쟁하느라 친해지질 못해요.(...) 20대와 60대가 궁합이 잘 맞아요. 긴장하지 않거든요. 60대 여성들은 가족으로부터 자유롭잖아요. 아낌없이 줍니다. 20대는 돈이 없고, 경제순환에도 최고입니다. (...) 동네마다 이런 공동체가 있으면 청년들이 좌절하고 각박하게 살지 않아요. 그게 감이당의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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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고 있는 분이 계셔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