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숨을 참았다가 억울한 사람으로,

by 민지

정각하고 2분이 지나야 부엉이 시계가 울린다. 정적


식탁 위에 다섯 가지 반찬과 밥들. 그리고 숟가락 젓가락이 나를 보고 있다 숟가락에 내 얼굴이 비치는 지 보고 있다 젓가락을 집는 시늉을 한다 먹을 생각이 없는 채 시간이 지나 밥을 퍼서 내 입으로 가져간다 우걱우걱 우적우적이 될 때 소리대신 밥을 죽으로 만들어서 먹는다 예능에서 음식을 먹고 데시벨 체크하는 것처럼 갑자기 나는 예능프로그램 미션 수행자가 된다 밥 먹는 소리가 고요해서 우리는 숨소리만 들었고 숨소리대신 큰 데시벨은 밥그릇과 젓가락이 부딪혀서 나는 소리 우리는 소리를 먹고 숨만 내뱉었다 숨소리마저 소리여서 소음이 돼버린 이 식탁 위에 우린 무언가 응시하며 숨소리 마저 꺼버린다 길빵을 하는 사람들 옆으로 지나갈 때 3초 숨 참기처럼 생존수영에서 1분 숨 참기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 3초 10초 1분 숨을 참으며 참는 찰나동안 뇌세포는 어느 정도 죽는 걸까 분명 과학시간에 뇌세포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어느 단원이었지 하며 딴생각으로 옮긴다 그러다 수영장에 나온 것 마냥 어푸 숨을 내쉰다 정적. 숨소리가 거슬리는구나 폐가 좋지 않게 태어나서 어떻게 이 세상을 살려고 그러니, 이해해 주는 식탁 위의 사람들과 숟가락. 모든 식기류와 아래로 흩어지는 시선들이 같이 부딪힌다

세상이 무엇인지 몰라도 저는 이승과 저승을 오갈 뻔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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