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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조 알아보기 (6)-환불정책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환불정책, 궁극적으로 매출에 도움

by Lois Kim 정김경숙

디지털 세대에 오프라인 매장만 고집하고 있는 트레이더 조의 경영철학과 마케팅전략이 요즘들어 많이 언급됩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트레이더 조 이야기를 전합니다. #로이스의_트레이더조_이야기


트레이더 조에 1년반 있으면서 가장 신선한 것 중 하나가, 트조의 환불정책이다. 영수증이 없어도 오케, 먹다남은 것 같고 와도 오케이다. 심지어 거의 다 먹은 과자봉지를 갖고 온 손님도 있었다. "너무 매워서 다 못먹었다고 ..." 물론 환불 오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요~"


“이 제품은 제 입에 너무 맵네요. 다 못 먹고 갖고 왔어요.”
“이 치약에 불소가 들어있네요. 불소 없는 제품만 쓰는데, 잘 못 보고 샀네요.”


어떤 고객은 과자를 반쯤 먹고 가져오고, 어떤 고객은 치약을 서너 번 쓰다 환불하러 온다. 트레이더 조에서는 모두 환불해준다. 영수증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된다. 대부분의 제품이 트레이더 조 자체 브랜드이기에 다른 곳에서 구입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무조건 환불’ 정책은 고객에게 강한 신뢰감을 준다. 남이 나를 믿어주는 것만큼, 나도 그 사람을 믿게 되는 법이다. 기존 유통업계의 환불 정책이 ‘고객의 정직성’에 대한 의심을 전제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트레이더 조는 정반대다. 고객을 더 신뢰할수록, 고객도 브랜드를 더 신뢰하게 되는 "브랜드 신뢰 순환고리(Brand Trust Loop)"를 만들어냈다. 더 중요한 점은, 이것이 단순한 매뉴얼이 아니라 매장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쉬운 환불 방법이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트레이더 조의 매출 대비 반품율은 0.5% 미만으로, 업계 평균(2~3%)보다 훨씬 낮다. 관대한 정책이 오히려 긍정적인 재정적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고객들은 이런 경험을 SNS에 올리고, 그 후기는 수많은 잠재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과자에 할라페뇨가 들어간다고 써 있었지만 이렇게 매울 줄은 몰랐어요. 몇 개 먹고 다 못 먹겠어서 환불 요청했더니, 메이트가 ‘맞아요, 맵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라며 바로 환불을 해줬어요. 제 입맛이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고, 다음에도 어떤 제품이든 맘 놓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LA 거주 고객)


트레이더 조의 환불 정책은 단순히 ‘제품을 되돌려주고 돈을 돌려받는 과정’이 아니다. 그것은 고객의 선택을 존중하는 브랜드의 태도이며,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게 만드는 신뢰의 약속이다. 그리고 이 신뢰는, 광고 한 편보다 훨씬 강력한 마케팅이 된다.


트조 환불.jpg

(그림 : 트조의 환불정책 포스터)


트레이더 조 공식 홈페이지 https://www.traderjoes.com/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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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Allrecipes Editors, Trader Joe’s Return Policy Is Surprisingly Generous, Allrecipe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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