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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는 "0순위"가 없다

"안전은 우리에게 0순위입니다!"라고 영어로 말하면 절대 안됩니다.

by Lois Kim 정김경숙


A: 자기야, 내가 얼마나 중요해?

B: 자기는 나의 영원한 0순위야. (1순위보다 더 중요하지!)


이것을 영어로 그대로 말한다면, 아래일텐데요.

A: How important am I to you?

B: You’re always my number one. (the most important person in my life)


그런데, 영어로 말할 때는 조심해야합니다. 영어에서는 "0순위"라는 말이 없습니다. 미국인 친구와 얘기하다 알게 된 건데, 너무 새로와서 정리해 봅니다.


우리들은 “0순위”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1순위보다 더 중요하고 절대적인 걸 강조할 때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에서 사장님이 “고객이 0순위다”라고 말하기도하고, 또 안전 담당 공무원은 "안전이 0순위입니다”라고 안전을 강조해서 말합니다. 또 "우승후보 0순위", "신혼여행지 0순위로 떠올라"라는 등의 기사도 많습니다.


또 예전에 아파트 청약 순위에서 1순위보다 더 앞선 순위를 0순위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전 대통령의 부인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 사람들이 V1=윤 전대통령, V0=김건희여사, 이런 식으로 불렀다고 하죠?


한국어에서는 0순위는 1순위라고 말할 때보다, 뭔가 더 중요하고, 우선된다는 느낌이 납니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0순위라는게 없어요. Priority 0 는 Priority1 보다 더 중요한 것을 뜻하는게 아니라, 분류할 수 없을 정도로 의미가 없다는 의미예요. 즉, Priority 0이라고 하면 오히려 “중요하지 않음, 제외 가능”의 뉘앙스를 줍니다.


예를 들어 아래처럼 분류할 수 있습니다.

Priority 1: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

Priority 2: 그 다음 중요한 일

Priority 3: 여유 있을 때 처리해도 되는 일

Priority 0: 아예 중요하지 않거나 리스트 밖의 일


따라서, 한국식 “0순위=최우선”을 영어식으로 그대로 번역하면 정반대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만약 외국인 대상으로 아래처럼 말한다면 아주 낭패겠죠?


A; “Our customers are our priority zero.” (고객이 가장 중요합니다.)

B: “Wait… so customers don’t matter at all?” (뭐라고, 고객이 중요하지 않다고???)


의도하지 않게 정반대로 말한 셈이 됩니다.


이런 차이가 언어에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참 흥미롭습니다.


추가(2025.8.30)

테크기업이나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P0를 씁니다. 아주 긴급하고 중요한 것으로 말할 때요. - 링친이 리마인드를 해주셨습니다!

예문 :

This is a P0 bug — production is down, we need all hands on deck.

이건 P0 버그야. 프로덕션이 다운됐으니 모두 달라붙어야 해.



#로이스의_씨크릿_영어노트



아래 그림 : 한국어에서는 다양한 0순위 사용 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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