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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조가 "알바계의 사넬" 가 된 이유

트레이더 조의 인간의 인간적 활용!

by Lois Kim 정김경숙


트레이더 조는 미국 슈퍼마켓/리테일 부문 고객만족도 1위, 미국 브랜드 신뢰도 1위, 일하고 싶은 기업 1위, 평당 매출액 1위 등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낸, 트레이더 조 경영/마케팅 책인 [우리는 다르게 팝니다] 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 시스템입니다. 그 중에서 직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 직원 제일주의.


그 내용을 제가 저를 인터뷰를 한다면 생각하고 풀어봤습니다.


Q. 한국 리테일 현장은 인력 부족과 높은 이직률이 문제입니다. 트레이더 조에서 일하며 가장 다르게 느낀 점이 있다면요?

A. 맞습니다. 미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월마트나 타겟, 심지어 시급이 높다는 코스트코에서도 직원들은 늘 지쳐 있고, 고객에게 최소한의 응대만 하려는 분위기가 강했죠. 그런데 트레이더 조 매장에선 달랐습니다. 직원들이 항상 환하게 웃으며 고객과 눈을 맞추고, 질문에도 기꺼이 답해줍니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곧 창업자 조 쿨롬(Joe Coulombe)의 철학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는 “내가 내린 가장 잘한 비즈니스 결정은 직원들에게 좋은 급여를 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복지가 아니라 생산성을 위한 투자라고 봤던 겁니다. 직원이 오래 일하고 만족도가 높을수록 고객 서비스도 좋아지고, 매장 운영 효율도 올라간다는 거죠. 1988년 당시 캘리포니아 가구 중간 소득이 3만2천 달러였는데, 트레이더 조의 풀타임 직원 평균 연봉은 3만4천 달러, 매니저인 ‘캡틴(Captain)’은 4만4천 달러를 받았습니다. 업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Q. 로이스님이 직접 경험한 급여 체감은 어땠나요?

A. 리테일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첫 시급이 20.5달러였습니다. 당시 스타벅스 바리스타 시급이 18.5달러였으니 지작부터 10% 정도 차이가 났죠. 둘다 무경험자 이였고요.

트레이더 조에서는 6개월마다 성과 리뷰를 거쳐 시급이 1달러씩 올랐습니다. 그렇게 두 번 오르니 1년 뒤엔 22.5달러가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급 인상만 된 것이 아니라 커리어 개발 기회까지 주어진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첫번째 성과 리뷰에서 섹션리드에 관심이 있다고 했는데 곧바로 쿠키·캔디 섹션리드를 맡게 됐으니까요.


Q. 급여 외에도 트레이더 조의 복지 제도가 다른 리테일들과 차별화 된다고 들었는데요,

A. 네, 저희 알바계에서 트레이더 조 알바를 “알바계의 샤넬”이라고 부를 정도로 복지 제도도 좋습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면요.

첫째, 휴가 은행(Leave Bank) 제도입니다. 병가와 유급 휴가를 합쳐 은행처럼 적립했다가 장기 휴가로 쓸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한 달씩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둘째, 의료보험과 퇴직연금입니다. 파트타이머까지 의료·치과·안과 보험을 제공하고, 연 700시간 이상 근무하면 100% 회사 부담의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직원 할인과 신제품 체험 기회입니다. 모든 직원이 20% 할인 혜택을 받고, 인기 신제품도 먼저 체험할 수 있습니다.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강하죠.


Q. ‘인간의 인간적 활용’ 철학이 매장 운영에선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

A. 트레이더 조에선 전속(전담) 계산원이 없습니다. 한 시간 계산대를 맡으면 다음 한 시간은 제품 진열, 그다음 한 시간은 주차 관리 같은 식으로 계속 순환 근무를 합니다. 조 쿨롬은 계산원 같은 단순 반복 업무를 오래 시키는 걸 “인간을 비인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감정 노동과 신체 피로를 줄이고 직원 존엄성을 지키려는 철학이죠. 또 창업 초기부터 박스 무게를 18킬로그램 이하로 소량화해 남녀 모두가 동일하게 (평등하게) 일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무거운 짐을 남자 직원들이 늘 부담하는 상황을 없앤 것이죠. 국내에서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무거운 짐들을 남성 직원이 으례히 든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남자 직원들의 불평이 늘어나게 됩니다. 여성 직원에게도 좋지 낳구요. 이건 지속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매 시간 근무 순환과 박스의 소량화 덕에 부상 위험도 줄고, 매장 운영 효율도 높아졌습니다.


Q. 트레이더 조의 직원 제일 주의를 간략하게 정리한다면요?

A. 직원들에게 투자하는 회사가 결국 고객 경험에서도 차이를 만듭니다. 높은 급여, 복지, 휴가, 순환 근무, 커리어 기회 같은 요소들이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그게 곧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죠. 트레이더 조에서 일하며 “인간의 인간적 활용”이란 말이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실제 경영 원칙입니다. 액자 속에만 들어있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실제로 매장에서 작동하는 경영 원칙입니다. 매장을 경영하시던 회사를 경영하시던, 아니면 팀을 꾸려가시던, 이런 직원 제일 주의, 꼭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더 알고 싶으시다면 이 책에 다 있습니다. 여기로 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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