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난 주에 비트윈잡스(Between Jobs)가 됐어요..."
(The English version follows)
"저... 지난 주에 비트윈잡스(Between Jobs)가 됐어요..."
어제도 비트윈잡스가 되셨다는 분을 만났습니다.
비트윈잡스(Between Jobs)란 일과 일 사이, 즉 일시적 실업을 뜻하는 영어 표현으로 제가 즐겨 쓰고 있습니다. 백수, 놀고 있다, 쉬고 있다, 구직 중이다 등등 여러 표현이 있는데, 저는 ‘비트윈잡스’란 말이 유독 좋더라고요. 그래서 2023년 구글 레이오프 후 계속 이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표현 안에는 이전에 잡(job)이 있었고, 앞으로도 잡(job)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어서인가 봐요.
제가 18개월의 비트윈잡스 기간을 가지면서 깨달은 세 가지입니다.
1. 일단 몸을 움직여야 한다.
햇볕을 받으면서 걷거나 달리거나, 몸을 쓰는 것입니다. 몸이 움직일 때 사람은 좀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할지 모르면 일단 체력을 키워라”라는 말도 큰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체력이 되어야 나중에 무엇이든 할 수 있거든요. 또 체력이 안 되면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게 됩니다. 제가 비트윈잡스 기간 동안 하고 싶었던 ‘육체노동’도 그동안 만들어 놓은 체력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체력, 모든 것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사람을 만나야 한다.
우리는 잡=직장=명함=나, 이런 삶에 익숙해서 명함이 없어지면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집니다. 저도 그랬고요. 소속이 없으면 저를 소개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설명이 길어지면 좀 구차해지는 것 같고 ㅎㅎ) 그런데 연습도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풀타임 잡에서 놓여질 테니까요. 나를 잡(소속/타이틀) 없이 소개하는 연습을 할 좋은 기회이고, 또 사람을 만나야 에너지도 얻고 기회도 생깁니다. 잠수하지 말고 나가서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3.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저는 알바 일을 택했습니다. 트레이더 조 마켓에서 일했어요. 알바를 하면서 큰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18개월의 경험이 제 마케팅 경험과 만나면서 큰 시너지가 있었고, 최근 마케팅 경영 서적[우리는 다르게 팝니다]을 쓰게 되었습니다. 전혀 계획에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아니, 계획을 세운다 한들 마케팅을 전문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닌 제가 마케팅 서적을 쓸 수 있었겠나 싶습니다. 그때 당시는 모를 수 있겠지만, 모든 경험은 정말 쓸모가 있습니다.
p.s.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AI가 확장되면서 어쩔 수 없이(요즘 자주 나오는 단어죠, ‘비가역적’)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또 우리는 ‘일(job)’에 대한 생각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 디스럽션(disruption)이 일어나는 "낀 세대"를 살아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아, 왜 저희는 늘 낀 세대인 거죠?! — 인터넷도, 모바일에서도, 낀 세대였는데 말입니다. ㅠ.ㅠ) 그래도 우리에게는 에너지를 나누고 서로에게 레퍼런스(힌트)가 되어주는 친구/사람 혹은 느슨한 연대가 늘 주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2월이 다가옵니다. 힘든 한 해였을 테고, 또 내년이 어떻게 될지 두렵고 조급하겠지만 같이 통과해 나가보아요~~ (*혹시라도 가족, 친구 중에 비트윈잡스되신 분께 꼭 공유해주세요.)
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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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et someone yesterday who told me they’re “between jobs.”
After being laid off from Google in 2023, I had an 18-month “between jobs” season, and here are the three biggest things I learned.
1️⃣ Move your body.
Walk, run, be out in the sun — anything that gets your body going.
I realized that when the body moves, the mind brightens too.
Someone once told me, “If you don’t know what to do, build your strength first.” It turned out to be true. Without it, even the things you “want” to do become impossible.
2️⃣ Meet people.
We live in a world where job = company = title = identity.
So when the business card disappears, meeting people suddenly feels scary.
I went through that too. But at some point in life, every one of us will have to introduce ourselves without a title, a company, or a neat one-liner. Being between jobs is the best time to practice that. And honestly, people give you energy. Opportunities come from people.
3️⃣ Focus on the present. Do what you can do now.
I took a part-time job at Trader Joe’s. I didn’t have a grand plan.
But that experience unexpectedly connected with my marketing background,
and eventually led me to write a book on marketing and management.
It wasn’t planned. It wasn’t even imaginable at the time.
Being between jobs is something you pass throu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