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바다는 말입니다
언제 휩쓸려와 명(命)을 휩쓸고 갈지 모르는 놈입니다
바다의 엄숙함과
노도(怒濤)의 조악함
끝 모르는 수평선을 보고 있자면
공포가 몸을 옥죄어옵니다
끝이 없다는 건 권태롭다는 겁니다
권태로움은 끝내 자기파멸을 불러옵니다
나는 그래서 끝이 있는 걸 좋아합니다
영화, 드라마, 노래, 책
그리고 산
노인과 대화를 마친 사내가
산을 내려가며 조용히 읊조린다
나는 그래서 끝이 있는 걸 좋아합니다
영화, 드라마, 노래, 책
그리고 산
그리고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