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살고 싶다.
그녀는 낮이나 밤이나
매일 바닥만을 바라보며
언제 데리러 와도 이상하지 않을
그의 시선을 피하고자 노력한다
그녀는 살기 위해
맑은 하늘을 바라보거나
이른 아침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볕뉘와 입맞춤하며 새들을 바라보는
일상 속 자그마한 행위들을 하나씩 포기한다
이끼는 눈물을 흡수하며
빠른 속도로 그녀의 몸을 차지하고
이제는 포기할 자그마한 행위들조차 없어진 그녀는
어디서 시작된 지 알 수 없는 오래된 미신처럼
고부라진 자신의 머리칼을 한 올 한 올 밀어
끊어져가는 자신의 명줄에 이어붙인다
남은 것은
살고 싶다는 의지 하나뿐
그녀 옆에 자그마한 묘 하나가 만들어졌다
나는 그것을 행복의 묘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