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사이버수사대에 피해 내용을 신고하게 되었다. 신고서 작성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온라인 신고 후 경찰서에 출석하여 대면 접수를 해야 정식 수사가 시작된다고 안내받았다. 퇴근 후 경찰서에 출석해 담당 형사와 신고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 질의응답을 했고, 조사를 착수하겠다는 말을 듣고 귀가했다. 경찰서에 출석한 당일에도 형사와 함께 아고다 고객센터에 여러 번 전화를 걸어봤지만 담당자와 직접 통화는 할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았는데, 아고다와 관련한 사건 및 불만사항이 많았다. 아고다 고객센터와 전화 연결이 잘 안 되거나, 환불이 아예 안 되거나 늑장 환불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아고다를 통해 예약 후 카드 정보를 저장해 두면 도용되는 사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고다 이용 시 절대 카드번호를 저장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나는 아고다에 회원가입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경우와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긴 했다.
아고다 카드 도용 사례들 (출처=네이버 검색)
며칠 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아고다 측과 어렵게 통화가 되었지만, 나에게 말한 것처럼 동일하게 예약 정보를 줄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경찰이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요청했는데도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고다가 우리나라 업체가 아니라서 이렇게 배짱으로 대응하나 싶었다. 경찰도 어찌할 수 없다면 누가 해결해 줄 것인가? 답답했다.
또 며칠이 지나 1주일 정도 되었을 무렵, 갑자기 결제되었던 금액이 승인 취소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카드사에 다시 전화해 확인해 보니, 분명히 승인 취소가 되어 있었다. 손해를 보지 않은 것에 안심했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 도대체 누가 내 카드로 마음대로 결제를 했다가 취소를 했단 말인가? 상당히 두려웠다.
삼성카드 결제 취소 문자
경찰서에 전화해 상황을 전달했고, 경찰 측에서는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았고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사건을 종결시키자고 했다. 그렇긴 하지만 내 정보가 어디까지 털렸는지도 모르는 상황인 데다 사건에 신경을 쓴 1주일 동안의 시간적 손해는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사건을 더 수사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협조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사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종결에 동의했다. 며칠 후 경찰서로부터 공문으로 종결 안내문이 도착했다. 내용에는 "시스템 오류로 카드 결제된 것으로 확인되어 더 이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수사 종결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실제 수사 내용과는 다른 내용이라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